◀ 앵커 ▶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앞두고 마지막 국정 연설을 했습니다.
나이 논란을 의식한 듯이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거침없는 어조로, 경쟁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했습니다.
워싱턴에서 김수진 특파원이 전하겠습니다.
◀ 리포트 ▶
바이든 대통령은 경쟁자를 비판하는 것으로 연설을 시작했습니다.
민주주의가 공격받고 있다며, 푸틴에게 "원하는 대로 하라"고 한 트럼프의 발언을 먼저 언급했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에 고개를 숙이고 그렇게 말했어요. 말도 안 돼요. 위험하고, 용납할 수 없습니다."
트럼프 이름은 입에 올리지도 않았습니다.
전임자가 빼앗은 여성의 낙태권을 위해 싸우겠다고 했고, 전임자가 "피를 오염시킨다"고 이민자를 악마화했다며, 미국은 꿈을 찾아온 사람들의 고향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연설 중 자주 마른 기침을 한 바이든은, 생각이 낡은 것이 문제라며 나이 논란도 정면 돌파했습니다.
자신은 인생에서 자유와 민주주의를 배웠는데, 비슷한 나이의 사람이 다른 가치를 얘기한다며 트럼프를 꼬집었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내 또래의 다른 사람이 다른 말을 합니다. 원망과 복수, 응징의 미국을 이야기합니다. 저는 아닙니다."
무려 1시간8분 동안 이어진 연설.
미국 언론들은 "바이든이 불같은 연설로 선거 운동을 시작했다"고 평했지만, 상황은 만만치 않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을 하러 의회에 오면서 보시는 것처럼 시위대를 마주해야 했습니다.
대통령의 국정연설에 시위대가 운집하는 건 제가 워싱턴에서 취재한 이후 처음 보는 일인데요, 가자 전쟁 즉각 휴전을 촉구했습니다.
공화당에서는 42살 최연소 여성 상원의원이 자택 주방에서 반박 연설에 나서 이민정책을 비판했고,
[케이티 브릿/미국 앨라배마주 공화당 상원의원]
"대통령님, 이제 그만하세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악의 국정 연설"이라며 키보드 앞에서 수십 개 메시지를 쏟아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전 미국 대통령]
"사기꾼 조 바이든에게 말할 시간입니다. 당신은 해고야!"
연설 내내 민주당에서는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지만, 공화당에서는 박수 대신 큰 소리로 항의가 나왔고, 일부 의원들은 지루한 표정으로 껌을 씹었습니다.
워싱턴에서 MBC뉴스 김수진입니다.
영상취재: 김태효 (워싱턴) / 영상편집: 임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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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수진
바이든 '불같은 연설'로 트럼프 작심 공격‥대선 재대결 포문
바이든 '불같은 연설'로 트럼프 작심 공격‥대선 재대결 포문
입력
2024-03-08 20:31
|
수정 2024-03-08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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