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이맘때가 되면 해충을 잡는다면서 논둑이나 밭둑에 불을 놓다가 화재로까지 번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는 해충 방제 효과도 미미하고요.
또 건조한 날씨 때문에 큰불로 번질 수 있어서 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안준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하얀 연기가 쉴 새 없이 솟구칩니다.
논 테두리는 이미 시커멓게 타버렸고, 지난가을 볏짚을 모아 뭉쳐둔 곤포 사일리지에도 불이 옮겨 붙었습니다.
어제 오후 5시쯤 전남 해남군 산이면 간척지 일대에서 불이 났습니다.
불이 쌓여 있는 퇴비 더미로 옮겨 붙으면서 70개가량의 곤포 사일리지는 사용할 수 없게 됐습니다.
인근에서 논두렁을 태우다 불씨가 번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해남소방서 관계자 (음성변조)]
"논두렁 소각으로 불씨가 곤포 사일리지로 확대돼서 연소가 발생한 거고요…"
산 중턱에서 희뿌연 연기가 피어오르고, 아래에서는 산 능선을 따라 시뻘건 불길이 넘실댑니다.
충북 괴산군 한 야산에서도 불이 났는데, 인근에서 낙엽을 태우다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노상민/괴산소방서 중앙안전센터]
"할머니가 주택 뒷마당에서 낙엽을 소각하던 중 바람에 의해서 산 쪽으로 붙어서…"
충북 옥천군에서도 산불이 나 임야 5천㎡가 탔는데, 역시 쓰레기 소각이 원인이었습니다.
영농철을 앞두고 농촌 지역에서는 겨울을 지낸 해충을 죽이고 말라버린 잡초 등을 없애겠다면서 농경지 주변이나 부산물을 태우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농민 (음성변조)]
"잡초 제거하는 거죠. 병해충 방제도 어느 정도 포함이 된다고… 봄 되면 부화해서 유충이 나와서 풀을 먹고 자라잖아요."
하지만, 해충 방제 효과도 미미할 뿐 아니라, 자칫 대형 산불로 이어질 우려도 높습니다.
최근 3년 사이 논두렁이나 밭두렁에서 쓰레기를 태우다 발생한 화재는 전국적으로 219건에 이릅니다.
[이종태/해남소방서 현장대응팀장]
"바람의 영향이라든가 인근 가건물, 건축물, 산림지역에 연소 확대가 돼서 많은 재산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산림당국은 남부 지방에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를 주의 단계로 올리고, 이번 주부터는 전국적으로 산불 경보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안준호입니다.
영상취재 : 고재필(목포)·신석호(충북) / 영상제공 : 산림청·괴산소방서·옥천소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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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안준호
"논·밭두렁 태우지 마세요"‥건조한 날씨에 봄철 산불주의보
"논·밭두렁 태우지 마세요"‥건조한 날씨에 봄철 산불주의보
입력
2024-03-11 20:28
|
수정 2024-03-11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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