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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간다] 학교 주변 지하철 환기구 초미세먼지 '매우나쁨' 기준 2배

[바로간다] 학교 주변 지하철 환기구 초미세먼지 '매우나쁨' 기준 2배
입력 2024-03-12 20:07 | 수정 2024-03-12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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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바로간다, 사회팀 류현준 기자입니다.

    저는 지금 지하철 3호선 녹번역 안 승강장에 와 있습니다.

    현재 이곳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51 마이크로그램으로 '나쁨' 수준을 보이고 있는데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선로 터널 속 미세먼지가 열차 바람에 터져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선로 터널의 고농도 미세먼지가 지상으로도 여과 없이 배출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바로 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초등학교를 따라 이어진 길에 지하철 환기구가 보입니다.

    지하 공기를 밖으로 빼내기 위한 것으로, '지하철의 허파'라는 빛바랜 설명이 붙어 있습니다.

    지하철 3호선의 한 환풍기입니다.

    터널 속 공기가 송풍기를 통해 강한 바람을 일으키며 빠져나오고 있습니다.

    학부모들은 환기구에서 나온 공기가 해롭지는 않을지 걱정입니다.

    [부모 A (음성변조)]
    "소리 나고 이제 지하철 소리 나고 하니까 (아이가) 꼭 저쪽으로 한 번씩 갔다 가는 것 같아요."

    [부모 B (음성변조)]
    "먼지가 또 입으로 코로 들어가니까 아무래도 그런 게 좀 신경이 쓰일 때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죠."

    환기구를 통해 나오는 미세먼지 농도는 얼마나 될까, 직접 측정해 봤습니다.

    이날 서울시 은평구 녹번동의 대기질은 초미세먼지 46 마이크로그램으로 '나쁨' 수준, 미세먼지는 53 마이크로그램으로 '보통' 수준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환기구 근처에서 농도를 재자 수치가 점점 치솟더니 초미세먼지는 대기질의 두 배를 웃도는 102.7 마이크로그램, 미세먼지는 3배가 넘는 176.9 마이크로그램이 나왔습니다.

    50년 전 문을 연 1호선 종각역 환기구는 더 심각합니다.

    터널과 환기구 사이 거리가 짧아, 지하철 들어오는 소리가 그대로 전해집니다.

    그러더니 수치가 급격히 오릅니다.

    초미세먼지 109.6 마이크로그램, 미세먼지 189 마이크로그램으로 모두 '매우나쁨'을 훨씬 웃돕니다.

    선로 터널 속에는 열차 바퀴와 선로 사이 마찰로 발생한 고농도 미세먼지가 떠다닙니다.

    그런데 열차가 지나가면 압력에 의해 미세먼지가 바람을 타고 환기구로 나오는 겁니다.

    [박덕신/철도기술연구원 교통환경연구실장]
    "피스톤 효과에 의해서 내부에 있던 것들이 자연 환기구를 통해서 외부로 배출이 되게 됩니다. 금속 성분들이 많기 때문에 인체에 유해하다고.."

    서울교통공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환기구에 전기 집진 장치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이홍로/서울교통공사 환경설비관리센터장]
    "(집진 장치가) 작동되는 구간에서 이렇게 안정적으로 90% 이상이 나오고 있는 걸 보여주는 겁니다."

    다만 전체 953곳 서울지하철 터널 환기구 중 현재 설치한 곳은 128곳, 13%에 불과합니다.

    서울교통공사는 올해 12개 환기구에 집진장치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지만, 문제는 1에서 4호선입니다.

    애당초 환기구가 워낙 좁게 설계돼 집진기를 넣을 공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서울교통공사는 1에서 4호선의 경우 기술이 개발되는 대로 설치하겠다고만 밝혔습니다.

    MBC뉴스 류현준입니다.

    영상취재 : 손지윤, 위동원, 이주혁 / 영상편집 : 안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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