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다음 달 16일은 304명의 목숨이 희생된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꼭 10년이 되는 날입니다.
참사 10주기를 앞두고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들이 제주에서부터 전국 도보행진을 해오고 있는데요.
오늘이 그 마지막 날입니다.
이해선 기자가 이틀간 이들과 함께 걸으며, 그간 지내온 이야기와 바람들을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동트기 전 이른 새벽, 경기도 안산의 한 카페에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듭니다.
도보행진을 앞두고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준비를 서두르는 겁니다.
[최지영/고 권순범 군 어머니]
"<잠 좀 많이 못 주무셨다고…> 왜 그랬을까…안산에 오고 이제 끝나가는 시간도 다가오고 그러니까, 그냥 마음이 설레였나…"
10년 전 떠난 아이를 떠올리며 걸은지 19일째, 몸은 피곤하지만 기억은 또렷해집니다.
[최지영/고 권순범 군 어머니]
"(꿈에서) 아유 우리 아들 하면서 딱 안았는데…이렇게 안았는데 몸속으로 쏙 들어가 버린 거예요."
생전 자녀들과의 마지막 추억이 깃든 안산에 한데 모인 유족들은 전국을 돌며 시민들로부터 받은 나무 묘목을 품에 안았습니다.
"세월호 참사 10주기! 안녕하십니까? 끝까지! 책임자 처벌!"
10년 동안 '잊지 않기 위해', 또 '잊히지 않기 위해' 유가족들은 책도 쓰고 연극을 만들어 올렸습니다.
하지만 희생자 추모 시설이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한 현실이 원망스럽기만 합니다.
[정성욱/고 정동수 군 아버지]
"여태까지 10년을 싸워왔는데…부끄럽지 않게 싸워왔다고 저는 자신을 하는데…"
이태원 유족들도 함께 한 행렬은 단원고등학교를 지나, 아이들이 잠들어 있는 묘소를 향했습니다.
살아 있다면 어엿한 사회인이었을 아들딸을 상상하며 편지를 쓰고, 말을 건넵니다.
[정부자/고 신호성 군 어머니]
"아들! 아들…답답하게 울지 말고, 세계 여행하고 있어. 배고프면 집에 와서 밥 먹고."
유가족들의 마지막 행선지는 서울이었습니다.
현재 약 600명 정도의 인파가 모여 행진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 오전 광명시청에서부터 시작된 행진은 이 서울시의회 앞 세월호 기억공간에 도착하면서 끝이 납니다.
유가족들은 오후 4시 16분에 열린 문화제에 참석하는 걸 끝으로 긴 여정을 마무리했습니다.
행진을 마친 유족들은 세월호 참사 10주기인 다음 달 16일 열리는, 시민들과 함께하는 추모제 준비에 들어갑니다.
MBC뉴스 이해선입니다.
영상취재: 최대환, 전인제 / 영상편집: 김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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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이해선
전국 도보행진 세월호 유가족‥"10년 동안 잊히지 않으려 노력"
전국 도보행진 세월호 유가족‥"10년 동안 잊히지 않으려 노력"
입력
2024-03-16 20:15
|
수정 2024-03-1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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