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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여 명 예술인들의 '못자리' 학전, 다시 만날 그날을 기다리며

900여 명 예술인들의 '못자리' 학전, 다시 만날 그날을 기다리며
입력 2024-03-16 20:18 | 수정 2024-03-16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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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무려 9백여 명의 배우와 음악인들의 발판이 되어주었던 무대가 있습니다.

    한국 대중문화인들의 주춧돌과도 같은 곳, 대학로 소극장 '학전'인데요.

    역사적인 이 공간이 33년 만에 막을 내렸습니다.

    임소정 기자가 '학전'의 마지막 모습을 담아봤습니다.

    ◀ 리포트 ▶

    180석 남짓한 객석이 관객들로 꽉 들어찹니다.

    2024년 3월 14일.

    대학로 소극장 <학전>의 마지막 공연이 열리는 날입니다.

    가수 김민기의 곡들로 채워진 무대.

    배우 황정민은 아쉬움의 눈물을 연신 훔쳐 냈습니다.

    [황정민/배우]
    "김광석 형 공연하시면 제가 티켓팅하고…제 20대를 오롯이 여기서 먹고 자고…"

    서태지와 아이들의 등장과 함께 댄스 음악 열풍이 불어닥친 1991년.

    <아침이슬>과 <상록수> 등의 명곡을 탄생시킨 김민기 대표는 음반계약금을 털어 설 곳이 사라진 가수들에게 '비상구'를 열어주었습니다.

    예술인들의 '못자리'가 되겠다며 붙인 이름 <학전>.

    이곳에서 나윤선, 윤도현, 이소라 등 수많은 가수들이 날개를 달았고, 고 김광석은 1천 번째 공연을 열었습니다.

    [고 김광석/가수 (1995년 1월, 학전 공연)]
    "노래하고 많이들 뵙고 이게 제 비상구입니다."

    숱한 '최초'의 기록을 썼습니다.

    4200회 넘게 공연된 '지하철 1호선'은 한국 뮤지컬 최초로 모든 음악을 라이브 연주했고, 모든 배우를 오디션으로 뽑았습니다.

    설경구와 황정민, 조승우 등 설명이 필요없는 배우들이 모두 이곳을 거쳤습니다.

    [설경구/배우 (지난해 12월, 학전 어게인 콘서트 기자회견)]
    "받아주는 극단도 없어서 용돈벌이하자고 학전에 포스터 붙이러 왔다가…"

    소위 '돈 안 되는' 아동극도 끊임없이 만들었습니다.

    [김민기/극장 <학전> 대표 (2011년, 뉴스데스크 인터뷰)]
    "아이들에 관한 문화를 그냥 손을 놔버리면 안 되는 거 아닌가…"

    하지만 결국 재정난과 김 대표의 건강 악화로 33년 만에 문을 닫게 됐습니다.

    예술인들에겐 기회를, 관객들에겐 추억을 안겨준 <학전>.

    [김현주/관객]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고요. 다시 열어주셨으면 좋겠어요."

    [권진원/가수]
    "학전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언젠가 다시 우린 또 만날 겁니다."

    '굿바이'가 아닌 '어게인'이란 말로, 마지막 인사를 나눴습니다.

    MBC뉴스 임소정입니다.

    영상취재: 남현택 / 영상편집: 조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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