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송정훈

[제보는 MBC] "진단서 못 믿어" 보험금 지급 거부에 어린이 보험 가입자 '속수무책'

[제보는 MBC] "진단서 못 믿어" 보험금 지급 거부에 어린이 보험 가입자 '속수무책'
입력 2024-03-18 20:33 | 수정 2024-03-19 21:02
재생목록
    ◀ 앵커 ▶

    아이가 아플 때를 대비해서 어린이 보험에 가입한 부모님들 많으실 텐데요.

    그런데 어린이 보험 업계 1위인 현대해상이,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서 보험금을 주지 않는다는 제보가 잇따라 들어왔습니다.

    보험사 측에서 대형 병원의 진단조차 믿지 못하다면서 자신들이 지정한 병원에서 자문을 받으라고 요구한다고 하는데요.

    제보는 MBC, 송정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해 7월, 정 모 씨는 막 한 살 된 아들이 뇌성마비라는 진단을 받고 현대해상에 진단금을 신청했습니다.

    아들 명의로 어린이종합보험을 가입할 때 뇌성마비 진단금 2천만 원 특약을 함께 신청했기 때문입니다.

    [정 모 씨]
    "그전부터 왼쪽을 잘 안 쓰는 거예요. 큰 병원을 가보라 그래서 제일 유명한 병원을 알아봐서 세브란스를 가게 됐어요. MRI 촬영을 했는데 병변이 확인된 거죠."

    그런데 현대해상은 "진단 결과가 내부 기준에 못 미친다"며 거부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들은 뇌성마비를 '운동 발달 지연이 또래 평균보다 (정상아 50%) 3개월 이상 지체된 경우'라고 규정하고 있다"며 보험사 지정 의료기관의 자문을 받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약관엔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에 해당하는 질병으로, 전문의의 진단에 따른다>고 적혀있을 뿐 그런 기준은 적혀있지 않습니다.

    [윤동제/변호사 겸 손해사정사]
    "피보험자 측에선 억울할 법하죠. 약관에 적혀있는 대로 기준만 충족하면 보험금을 지급받으리라는 기대를 갖고 있는 거죠."

    약관에 없는 기준을 내세우며 현대해상이 추가 자문을 요구한 사례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이진주 씨의 딸은 두 살 되던 지난 2021년, 발달지연 진단을 받았습니다.

    또래에 비해 언어 발달이 느렸던 겁니다.

    이후 2년가량은 현대해상 실손보험으로 매달 1백만 원이 넘는 언어재활치료비를 감당했습니다.

    그런데 다섯 달 전 돌연 '발달지연' 진단을 믿을 수 없으니 지정 병원의 자문이 필요하다며, 보험금 지급을 중단했습니다.

    몇 달을 버티다, 자문을 받았더니 "이 씨의 딸은 치료가 무의미한 '영구 장애'에 해당한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이어 현대해상은 '영구 장애 진단 시 보험금 지급이 면책된다'는 내용의 약관을 근거로 보험금 지급을 중단했습니다.

    이에 대해 현대해상 측은 "영구장애일 수 있으니 재판단을 받아보자는 취지"였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치료 시작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의료자문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 역시 약관엔 없습니다.

    [이진주]
    "어려울 때 도움을 받고자 해서 제가 보험을 들었던 건데 '어린이 종합보험 1위'라는 타이틀을 안겨주기 위해서 저는 이용당한 것밖에 안 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렇게 보험사 측이 의료자문을 요구할 경우, 가입자들은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넣거나 소송 등으로 맞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론 보험금 지급이 끊긴 상태로 몇 년이 될지 모를 싸움을 시작하기 쉽지 않습니다.

    결국 보험사 뜻대로 자문받았다가 이를 근거로 보험금이 중단되는 피해를 막기 위해 약관 개선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송정훈입니다.

    영상취재: 정민환 임지수 / 영상편집: 남은주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