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2천 명은 변함없다",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한다."
정부와 의료계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대치하면서 상황은 말 그대로 '파국'으로 치닫게 됐습니다.
의료계에 오랫동안 몸담아왔던 원로들이 말하는 의료계와 정부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박소희 기자가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22년, 뇌출혈로 숨진 한 간호사.
이름난 '빅5' 병원에서 근무하다 쓰러졌는데도 제대로 된 수술을 못 받았습니다.
필수 의료의 붕괴 현장을 그대로 보여준 사건.
정부의 핵심 대책은 '의대 증원'이었습니다.
정원이 늘어나면 의사들이 자연스럽게 필수과로, 지역으로 갈 거다, 이른바 '낙수 효과'인데, 의료계의 생각은 다릅니다.
[김영훈/전 고려대의료원장]
"어떤 분야의 전문가를 대량 배출한다고 해서 지역이 다 감당이 된다? 저는 오히려 서울만 더 또는 어느 지역만 더 편중 현상이 심해질 거다. 낙수효과 기대할 수가 없죠."
의료계에선 '2천 명'이라는 정부의 확고한 숫자에 부정적입니다.
[한희철/한국의학교육평가원 이사장]
"정원이 지금 2천 명 늘어나고 또 유급돼서 3천 명이 내려온다고 하면, 이게 교육이 잘 될까요 <걱정이 되시겠어요?> 걱정 정도가 아닙니다.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거죠."
의료계 대부분은 전공의들의 집단 이탈을 안타까워합니다.
[김영훈/전 고려대의료원장]
"의료계를 파트너로 생각하고 있는지 그러면 일방적으로 발표하면 안 되죠. 수련 받아야 될 젊은 의사들이 현장을 떠났어요. 너무나 안타깝죠."
그리고, 이보다는 환자들에게 더 마음을 쓰는 의료진도 많습니다.
[조승연/인천의료원장]
"과연 환자를 버리고 의사들이 뛰쳐나가면서까지 이걸 관철시킬만한 가치가 무엇을 위해 있느냐는 거죠. 환자를 버리고 나가서 하는 모든 투쟁 방법은 명분이 없어요, 또한 실리도 없습니다."
다만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비판적인 의료진들에게도 정부의 추진방식에는 물음표가 남습니다.
[우석균/전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대표]
"2천명이 정해진 과정이 민주적이거나 또는 투명한 결정과정이라고 보기는 힘들고요. 공공지역 의사 육성방안 이런 것과 같이 제출되지 않아서 실제로 의료취약지나 필수의료에 증원된 의사가 갈지 이런 것은 의문입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립의 이면엔 지독한 불신이 깔려 있습니다.
그 사이에 소외된 환자들, 시민들의 신뢰까지 잃게 된다면, 의대 증원은 절반의 성공에 그칠지 모릅니다.
MBC뉴스 박소희입니다.
영상취재: 손지윤 / 영상편집: 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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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박소희
"2천 명에 매몰돼선 안 돼‥핵심은 필수의료"
"2천 명에 매몰돼선 안 돼‥핵심은 필수의료"
입력
2024-03-19 20:04
|
수정 2024-03-19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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