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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고모부'라 부르며 따랐는데‥성추행 동거남 '친족 성범죄' 인정될까

[단독] '고모부'라 부르며 따랐는데‥성추행 동거남 '친족 성범죄' 인정될까
입력 2024-03-19 20:19 | 수정 2024-03-19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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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중증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10대 청소년이, 살고 있는 친척 집에서 수년간 성추행을 당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가해자는 피해 청소년을 돌봐온 고모의 동거남이었습니다.

    현행법상 친족 간 성범죄는 친밀한 관계를 악용했기 때문에 더 엄하게 처벌하게끔 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 건의 경우에는 법적인 가족은 아니어서 가중 처벌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구나연 기자가 단독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친부모를 여의고 중증 지적장애까지 앓고 있는 조카를 김 모 씨는 2살 때부터 키웠습니다.

    여기에 6년 전 만난 동거남까지 부모 자식처럼 지냈습니다.

    [김 씨 영상편지 (음성변조)]
    "공개 수업하는데 엄마(고모) 못 가서 지금 이렇게 동영상으로 말을 하고 있어요. 항상 우리 00이 너무너무 예쁘고, 착하고…"

    그런데 17살이 된 조카가 최근 뜻밖의 얘기를 털어놨습니다.

    '고모부', 그러니까 동거남이 자신의 몸을 만지고 신체 접촉을 하게 했다"는 겁니다.

    김 씨는 그길로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조사에서 피해자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집에 둘만 남으면 종종 추행을 당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김 씨/피해자 고모 (음성변조)]
    "항상 아이를 건강하게 밝게 키웠어요. 너는 가장 소중한 사람이라 그러고…나로 인해서…우리 아이가 저렇게 된 거니까. 다 가족이 고통을 받는 거니까. 죽어야 되나…"

    경찰은 조카와 동거남이 가족사이나 다름없다고 보고 '친족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해 남성을 구속했습니다.

    [박수진 변호사]
    "친족 성범죄 같은 경우에는 친밀한 관계를 이용해서 범죄를 한 것이기 때문에 범죄의 중대성이 높고 피해자 입장에서는 평생 가져가야 될 고통과 후유증이 더 크다. 이 두 가지 측면에 있어서 (친족성범죄를) 가중처벌하는…"

    예컨대, 강간은 3년 이상 징역이지만, 친족 강간은 7년 이상으로 가중 처벌됩니다.

    하지만 실제 친족 성범죄 혐의가 법정에서 인정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동거 등 사실혼 관계속에 벌어진 성범죄도 가족의 친밀함을 악용하긴 마찬가지이지만, 법적 가족으로까지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가중 처벌을 피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입니다.

    [김 씨/피해자 고모 (음성변조)]
    "뭐라고 말을 할까요. 형량이 그런 식으로 하면 바뀐다? (그러면) 제가 죽을 거 같아요. 그냥 지금도 그냥 살고 싶은 마음이 없어요."

    실제로 재작년 동거녀의 사촌 동생을 성폭행한 남성은 1심에서 친족준강간으로 7년이 선고됐지만, 2심에서는 친족 관계가 인정되지 않아 3년으로 감형됐습니다.

    [박수진 변호사]
    "사실혼의 어떤 높은 요건을, 특히 이제 아동의 피해가 집중되는 친족 성범죄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피해 처벌을 어렵게 할 수 있다…"

    그래서 법원이 성범죄에서 친족관계 여부에 대해선 보다 폭넓게 인정해 가중처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MBC뉴스 구나연입니다.

    영상취재: 전인제 / 영상편집: 최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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