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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공연만 15번, 볼 때마다 달라요" 1·2인극의 조용한 반란

"한 공연만 15번, 볼 때마다 달라요" 1·2인극의 조용한 반란
입력 2024-03-31 20:21 | 수정 2024-04-19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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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지난해 우리 공연 시장은 1조 2천억 원이라는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이를 견인해 온 건 대부분 천 석 이상의 대형 공연들인데요.

    그 가운데서도 작은 몸집으로 '전석 매진' 사례를 기록하며 선전하고 있는 1·2인극들이 있습니다.

    주말의 문화앤톡, 임소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원형 무대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남녀의 시간은 다르게 흘러갑니다.

    두근대는 첫 만남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여자와…

    "난 네가 있잖아."

    다툼에 지쳐 이별을 향해가는 남자.

    "이제는 좀 행복하자. 더는 못 기다려."

    각자 반대로 움직인 두 사람은 결혼식 순간에서야 서로를 마주 보게 되고 엇갈린 끝에 서로 다른 '안녕'을 말합니다.

    중간 휴식 한번 없이 두 배우의 노래만으로 채워지는 90분의 공연.

    연기력과 가창력이 숨김없이 드러납니다.

    [이충주 배우/뮤지컬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 제이미 역]
    "부담이 있죠. 퇴장도 없고, 감당해야 될 어떤 무게들이 커요."

    깜깜했던 무대에 조명이 켜지면, 좁은 감옥이 나타납니다.

    자신을 여자라고 믿는 몰리나와 반정부주의자 정치범 발렌틴, 두 남자의 이야기.

    별다른 배경 음악도, 무대 장치도 없는 2시간의 연극엔 둘의 대사가 전부입니다.

    [정일우 배우/연극 <거미여인의 키스> 몰리나 역]
    "대본을 기본 1천 번 이상은 읽지 않았나… 자다가도 할 수 있을 정도로."

    배우들이 느끼는 부담감이 클수록 관객들의 만족도는 높습니다.

    [이효원/관객]
    "15번 (봤어요.) 그날마다 느껴지는 감정선도 조금씩 차이가 있고 애드립도 조금씩 달라지는…"

    배우들의 미세한 표정 변화까지 읽을 수 있는 가까운 거리는 배우와 관객 모두를 극 속으로 더욱 몰입시킵니다.

    [윤나성/관객]
    "(소극장 1·2인극은) 관객과 배우의 교감을 조금 느낄 수 있어서 그게 좀 매력인 것 같긴 해요."

    [정일우 배우/연극 <거미여인의 키스> 몰리나 역]
    "관객 한 분 한 분과 호흡하면서 같이 가는 느낌이 있거든요."

    [이충주 배우/뮤지컬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 제이미 역]
    "팔짱을 끼고 이렇게 멀리서 보는 느낌이 아니라 관객을 여기로 (극 속으로) 데리고 들어오는…"

    대형 공연에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는 가운데서도 'N차 관람', '전석 매진' 사례를 이어가고 있는 1·2인극들.

    자신들만의 매력으로 조용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MBC 뉴스 임소정입니다.

    영상취재 : 한재훈·이원석 / 영상편집 :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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