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총선 정책 검증 시리즈, 오늘은 고물가 대책과 관련한 주요 정책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작년 추석 전부터 오르기 시작한 물가는 '금사과' '금배추'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죠?
여야의 대표적인 대책은 '세금 감면'과 '현금 지급'인데, 이 공약들이 과연 실현이 가능할지, 또 효과는 있을지, 김세영 기자가 들여다봤습니다.
◀ 리포트 ▶
여당은 부가가치세의 인하를 들고 나왔습니다.
세금을 깎아주면 상품가격이 내려가고, 물가도 잡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한동훈/국민의힘 비대위원장]
"(가공식품·식재료 등) 서민의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 대해서 한시적인 부가가치세의 절반 인하, 10%에서 5%로 절반 인하를 할 것을 정부 측에 강하게 요구했습니다."
야당의 약속은 '25만 원' 현금 지원입니다.
기본소득의 연장선으로 보입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국민 모두에게 1인당 25만 원, 가구당 평균 100만 원의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제안합니다. 지역화폐로 지급하도록 하겠습니다."
두 정책 모두 정당의 주요 10대 정책에는 나오지 않은, 깜짝 발표였습니다.
솔깃한 말이지만, 현실은 다른 문제입니다.
먼저, 지난해 걷힌 전체 부가가치세는 74조 원, 수백만 개 상품 가운데 대상품목이 모호합니다.
또 10%인 단일세율을 바꾸려면 복잡한 법 개정이 선행돼야 합니다.
[이상민/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국회의원 선거가 끝나고 원 구성이 되고 그 이후에나 법 개정이 돼야 하는데, 그때 농산품 가격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짐작할 수가 없는 거죠."
부가세율을 내린다고 해서 물가가 잡히는 것도 아닙니다.
[석병훈/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수요보다 공급이 늘어나서 시장 균형 가격이 떨어져야지만 물가가 잡히는 것인데요. 이것(부가세 공약)은 공급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세금을 깎아줌으로써 가격이 낮아져 보이는 착시 효과만…"
현금 25만 원씩, 총 13조 원 규모의 현금을 푸는 방식 역시 고물가 해결책은 아닙니다.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하는 역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석병훈/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유동성이 시중에 풀려서 오히려 물가를 상승시키는…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져서 전 국민이 고물가·고금리로 고통받는 기간을 늘릴 뿐…"
선거철에 맞춰 일회성으로 지원하는 건 소비를 늘리는 데에도 별 효과는 없습니다.
[이상민/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일시적으로 줬다가 안 줬다가, 줬다가 안 줬다가 할 때는 기본소득의 장점이 생기지 않는…또 누가 줄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것은 저축을…"
무엇보다 돈이 문제입니다.
지난해, 당초 예상보다 세금 56조 원이 덜 걷혔습니다.
2년 연속 세수 부족 상태인 건데요.
올해 정부가 깎아주는 세금이 77조 원,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세수 결손에 대한 우려는 이어질 전망입니다.
갑작스런 지원대책에 유권자들 역시 진정성에 의문을 가졌습니다.
[권오무]
"부족한 세수에서 깎아주면 그만큼, 그 이상을 어디 다른 쪽에서 또 그 세수를 거둬들일 수밖에 없지 않나…(실현 가능성은) 좀 희박하다…"
[박덕순]
"한 번 25만 원 줘서 뭐해, 우리가 뭐 한 번 사고 마나? 시장 가서 몇 가지 살 수도 없어요. 물가가 너무 비싸서."
'새로운미래'는 독점적인 유통 구조를 개편하는 이른바 '금사과방지법'을 도입하겠다고 약속했고, '조국혁신당'은 중도매 단계를 생략해 가격을 낮추는 공약을 내놨습니다.
MBC뉴스 김세영입니다.
영상취재: 소정섭 / 영상편집: 남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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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세영
'부가세 인하''1인당 25만 원'‥고물가 공약, 현실성은?
'부가세 인하''1인당 25만 원'‥고물가 공약, 현실성은?
입력
2024-04-03 20:40
|
수정 2024-04-03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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