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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이 된 기후재난] 화마 휩쓴 자리에 다시 '불쏘시개' 소나무가?‥"산불에 강한 숲 조성돼야"

[현실이 된 기후재난] 화마 휩쓴 자리에 다시 '불쏘시개' 소나무가?‥"산불에 강한 숲 조성돼야"
입력 2024-04-08 20:34 | 수정 2024-04-08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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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2년 전 경북 울진에서, 1년 전엔 강원도 강릉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죠.

    울창한 소나무 숲이 불을 키운 원인으로 지목이 됐는데요.

    그런데 산불 피해 지역을 복구하는 과정에서 소나무가 다시 심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어찌 된 일인지, 차현진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2년 전 대형 산불이 휩쓸고 간 경북 울진의 한 산골 마을.

    울창했던 숲은 온데간데없고, 벌건 토사와 잘려나간 나무들의 밑둥들만 펼쳐져 있습니다.

    축구장 2만 2천 개 면적의 산림을 태운 사상 최악의 울진 산불은 곳곳에 빽빽했던 소나무 숲이 피해를 키운 주범이었습니다.

    휘발성분의 송진 탓에 소나무는 일반 나무보다 훨씬 잘 탑니다.

    산림청 실험 영상에서도 활엽수인 참나무보다 두 배 가량 더 강하고 오래 타는 모습입니다.

    [임주훈/임학 박사]
    "송진이라고 하는 정유물 그래서 일단 불이 붙으면 상당히 빠른 속도로 번지고 옆으로 번지는.."

    그런데 피해지역 복구를 위해 정부가 심은 묘목 대부분은 또 소나무입니다.

    산주인들이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화마가 휩쓸고 간 자리에 이렇게 어린 소나무가 자라고 있는데요.

    이 나무가 불을 키운다는 말에도 불구하고 산주들은 다시 소나무 심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주로 송이 채취 등 경제적 이유가 큽니다.

    [음기식/울진 주민]
    "내가 송이 돈만 해도 연간 한 7, 8천만 원 보통 거래했는데 그게 지금 10원도 못하니까.. 후대 손자들 대 가면 다시 송이가 날 수가 있으니까."

    하지만 인공적으로 만들어지는 소나무숲에 송이가 다시 돌아올지는 불투명합니다.

    소나무 군락이 다시 형성되는데 드는 시간은 최소 30년 이상.

    여기에 토양과 기후 조건이 맞아야만 자연 송이가 나기 때문입니다.

    [임주훈/임학 박사]
    "송이에 대한 이제 정확한 이 라이프 사이클 생활사에 대한 거는 일본에서도 다 규명을 못 했고 우리나라에서도 추측만 하고 있는데.."

    소나무 조림을 원치 않는 지역도 있습니다.

    지난해 대형 산불로 1명의 사망자와 500명 가까운 이재민이 발생했던 강릉 경포대.

    민둥산을 뒤로한 채 무너진 집을 다시 세우는 공사가 한창입니다.

    [안영순/강릉 주민]
    "소나무는 원래 저기 불이 붙으면 불쏘시개 역할을 하잖아요..소나무를 여기다 심어서 또 그런 상황이 또 벌어지지 않을까 그런 염려가‥"

    그래서 강조되는 게 산불에 강한 내화수림의 역할입니다.

    산 중턱과 국가 중요시설 주변에는 느티나무와 같은 활엽수를 심어 소나무 숲 등에서 번져오는 산불을 막을 수 있는 일종의 '산불 방어막'을 형성하자는 겁니다.

    지금 보시면 언덕 위에 심어져 있던 소나무들은 모두 불에 타 잘려나갔는데요.

    활엽수종 가운데 이 굴참나무만 불에 견뎌 이렇게 우뚝 서 있습니다.

    실제로 산림청은 소나무숲이었던 강원 고성의 산불 피해지 일부를 별다른 복구작업 없이 놔두고 관찰해봤습니다.

    20여 년이 지나니 산불에 강한 활엽수들이 자연적으로 자랐습니다.

    [안수정/국립산림과학원 산불연구과]
    "참나무류 그래서 신갈나무라든지 굴참나무 이런 것들이 자연 복원지에서는 우점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국내 산림 2/3는 사유림입니다.

    그래서 통일된 산림정책을 펼치는 데 한계가 있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가속화되는 기후변화는 산불의 횟수와 규모를 더욱 키우고 있습니다.

    그 피해는 전 국가적인 만큼 보다 정교하고 과학적인 산림 정책이 요구됩니다.

    MBC뉴스 차현진입니다.

    영상취재: 김승우 / 영상편집: 유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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