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 ▶
대만 지진 발생 엿새째입니다.
지진이 나면 일주일 안에 '초기 수습 작업'을 마치는 게 대만 정부가 세워둔 원칙입니다.
이제부턴 중장기 대응 단계입니다.
대만 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재난 대응 시스템, 그 설계자를 취재진이 직접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타이베이 시내의 오래된 건물을 돌아보며 건축물의 내진 설계에 대해 설명하는 이홍위엔 대만국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이홍위엔/대만국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이 건물도 40년 이상이 돼 안전 문제가 큰 걱정입니다."
대만은 지난 1999년 2천4백여 명이 숨진 지진 참사를 겪었습니다.
그는 2012년부터 약 2년간 내무부 장관으로 지내면서 이 같은 참사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대만을 재설계한 장본인입니다.
그는 재임 기간 동안 건물의 내진 성능을 높이는데 주력했습니다.
역사적 중요성이 있는 건물은 내진 설계를 보완하되, 단순히 오래된 건물은 보완에 한계가 있어 재건축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홍위엔/대만국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정부가 새로 집을 지어주고, 주민들이 그곳에 이사를 가면, 오래된 건물을 철거한 뒤 새 건물을 지어 다시 이사를 오게 하는 게 좋습니다. 물론 20~30년 정도 길게 걸리는 해결책입니다."
신속성을 핵심으로 하는 재난 대응 체계도 정착시켰습니다.
지진 발생 날을 'D-Day'로 하고, 초기-중기-장기 대응 단계로 나누도록 했습니다.
'D+7', 즉 7일 안에 소방과 군, 자원봉사자를 지원 투입해 사고 수습을 마쳐야 합니다.
그 뒤 'D+30' 안에 이재민 심리치료, 거주지 마련 등을 지원하는 중기 단계를 거칩니다.
특히 재난 보험 제도의 확대를 강조했습니다.
[이홍위엔/대만국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만약 미국에서 지진이 나면 이재민 60% 정도가 보험금을 받는데, 대만은 겨우 2%, 한국은 9% 정도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전 장관은 지난 2016년과 이듬해 연이어 발생한 규모 5.8의 경주 지진과 규모 5.4의 포항 지진을 언급하면서 한국도 "손을 놓고 있어선 안 된다"고 충고했습니다.
지난 2016년 경주 지진 직후 급격히 증가했다가 감소세를 보였던 국내 지진은 2021년부터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일어난 규모 2.0 이상 지진도 16차례에 이릅니다.
[이홍위엔/대만국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재난을 겪으면 우린 교훈을 얻어야 합니다. 그래야 앞으로 나아가고, 회복 가능한 사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MBC뉴스 손구민입니다.
영상취재:장영근, 최대환 /영상편집:박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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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손구민
[바로간다] 대만 지진 대응 설계자 "한국도 손 놓고 있으면 안돼"
[바로간다] 대만 지진 대응 설계자 "한국도 손 놓고 있으면 안돼"
입력
2024-04-08 20:37
|
수정 2024-04-08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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