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온통 전문용어로 쓰여있는 각종 설명서.
특히 발달장애인들에겐 커다란 장벽일 텐데요.
그림과 쉬운 단어를 사용한, 이른바 '쉬운 설명서'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생기고 있지만, 아직은 그 수가 적습니다.
이승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발달장애인인 박정선, 송지연 씨에게 직접 물건을 사러 가는 일은 만만치 않습니다.
걸어서 15분 거리에 있는 가게에 가려고 지도 앱을 켜보지만 쉽지 않습니다.
[송지연·박정선]
"길이 여기도 있고 여기도 있는데 어디로 가요? <모르겠어요.> 지도 봐봐요. 어디로 가요?"
배달 앱 주문도 어렵긴 마찬가집니다.
[송지연·박정선]
"<이거랑 이거는 뭐가 다른 거 같으세요? '알뜰배달'이랑 '한집배달'이랑.> 저도 몰라요. <<저도 이게 (뭔지) 몰라요.>>"
하지만 쉬운 단어와 그림을 활용해 만든 '쉬운 설명서'를 보여주자 혼자 힘으로 주문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박정선]
"'우리집으로 바로 배달하는 가게가 한집배달'이라고 하는 것 같아."
[송지연]
"저희에게 어려운 단어를 쓰면 이해하기가 어려워서요. 그림 보고 같이 할 수 있으니까 더 이해하기 쉬운 것 같아요."
이처럼 '쉬운 설명서'는 장애인은 물론 디지털기기 사용이 익숙지 않은 이른바 '정보 약자' 고객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얻고 있습니다.
배달의민족 외에도 LG전자 등 몇몇 민간기업들도 쉬운 설명서를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쉬운 설명서를 내놓은 기업 수가 적은 데다 이를 만드는 업체는 단 두 곳뿐, 말 그대로 걸음마 수준입니다.
[백정연/'쉬운 설명서' 제작업체 대표]
"우리나라에 워낙 쉬운 정보를 만드는 곳이 없다 보니 발달장애인분들이 공평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우리가 이걸 사회적 소명으로 갖고 해야겠다"라는 책임감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 같아요."
[임성택/변호사]
"발달장애인도 엄연히 소비자이고 소비자로서 참여하기 위해서는 거래의 내용을 쉽게 설명하는 자료랄지, 웹사이트랄지 이런 제공이 필요합니다."
전문가들은 더 많은 기업들이 쉬운 설명서 제작에 동참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MBC뉴스 이승지입니다.
영상취재: 최대환 / 영상편집: 박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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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이승지
"쉽게 설명해 주세요"‥발달장애인에겐 막막한 서비스들
"쉽게 설명해 주세요"‥발달장애인에겐 막막한 서비스들
입력
2024-04-21 20:15
|
수정 2024-04-2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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