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 ▶
프로야구가 개막한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특히 올 시즌은 개막 18일 만에 100만 관중을 기록하며, 역대급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런 야구장이 1인당 폐기물 발생량이 가장 많은 곳으로도 꼽히고 있다고 합니다.
과연 얼마나 많은 쓰레기들이 버려지는지 바로 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구름 관중이 모여든 서울 잠실야구장.
치열했던 야구 경기가 끝난 뒤, 관람객들이 물밀 듯이 쏟아져 나옵니다.
대부분 쓰레기가 담긴 비닐 봉투를 들고 있습니다.
재활용 쓰레기는 따로 버리라며 통을 여러 개 뒀지만, 분리배출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몇 분도 안돼 일회용품과 음식물 등이 한데 섞여 '쓰레기 산'이 만들어졌습니다.
지금 보시면 종이쓰레기통 안에 이렇게 플라스틱도 나와 있고요 비닐봉투도 버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 일반쓰레기라고 적힌 쓰레기통 안에는 다회용기 그릇은 물론이고 이렇게 캔들도 버려져 있습니다.
야구장 내 사용이 금지된 일회용 막대 풍선도 곳곳에서 보입니다.
지난해 11월부터 경기장 안에서 일회용 응원도구를 팔다가 걸리면, 최대 2백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되지만 경기장 밖에서 거래하는 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노점상 (음성변조)]
"다 들고가요. 안 되면 돈 드릴게. 걱정하지 마요."
사서 들어가도 아무도 막지 않습니다.
[검표 직원 (음성변조)]
"<이거 들고 들어가도 괜찮나요?>안 될 거 같은데..<버려야 돼요?> 일단 들어가셔서 다른 분들께 여쭤보셔야 할 거 같아요.."
야구장에서 1년간 발생하는 폐기물은 3천 4백여 톤.
1인당 발생량은 전국 체육 시설 중에 가장 많습니다.
[박혜진/관람객]
"<혹시 오늘 일회용품은 어떤 거 좀 쓰셨을까요?> 응원 막대기랑 맥주잔이랑 빨대랑..평소에 커피 마시거나 이럴 때는 텀블러 쓰는데, 여기서는 1회용품이 편하니까.."
잠실야구장에서 연간 발생하는 플라스틱 폐기물만 80톤가량.
이를 줄이기 위해 서울시는 38개 식음료 매장에 다회 용기를 본격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선 다회 용기들마저 분리 배출되지 않고 그대로 버려지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결국, 쓰레기를 들춰 용기를 솎아내는 작업은 오롯이 청소노동자들 몫이었습니다.
[청소노동자 (음성변조)]
"이거 밤새워서 해야 돼. 새벽 5시까지‥우리가 지금 죽어나 다 캔, 캔, 페트, 페트들을 골라서 다 해야 되니까"
작년 4월, 환경부와 프로야구 10개 구단도 일회용품 없는 야구장을 만들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환경단체가 전국 9개 구장에 대해 현장 조사를 벌인 결과 식음료 다회용기는 단 2곳만 도입됐고 분리배출은 단 한 군데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진예원/녹색연합 활동가]
"무분별한 일회용품 사용과 쓰레기 문제로 인해서 기후 위기가 심각한 시대에..구단 또한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조금 더 사회적 책임을.."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선 매년 오늘 4월 22일 지구의 날에, 친환경 야구장을 선정해 '그린 글러브상'을 시상해 오고 있습니다.
2년 연속 수상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오라클 파크는 전 매장 다회용기 사용 등을 통해 폐기물을 100% 가까이 재활용하고 있습니다.
바로간다, 차현진입니다.
영상취재: 최대환 / 영상편집: 안준혁 / 영상제공: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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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차현진
[바로간다] 일회용품 줄이겠다 약속했는데‥매 경기 '쓰레기 산'되는 야구장
[바로간다] 일회용품 줄이겠다 약속했는데‥매 경기 '쓰레기 산'되는 야구장
입력
2024-04-22 20:27
|
수정 2024-04-22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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