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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공동구매로 싸게"‥예방접종 받으려다 '낭패'

"대학생 공동구매로 싸게"‥예방접종 받으려다 '낭패'
입력 2024-04-23 20:36 | 수정 2024-04-23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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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최근 서울의 한 대학교 학생들이 인근에 있는 병원을 상대로 경찰에 집단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해당 병원은 이 학교의 학생회랑 제휴를 맺어서, 자궁 경부암 예방 접종을 저렴한 가격에 해주는 행사를 하고 있었는데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백승우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 리포트 ▶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이른바 HPV 백신은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선 남녀 가리지 않고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안채연 (26살)]
    "인기 많은 편이고요. 제 주변에 관심 없던 친구들도 이제 (자궁경부암 백신) 하나둘씩 맞기 시작하고…"

    이에 서울과학기술대 학생회는 지난해 8월, 행사를 준비했습니다.

    인근 유명 병원과 제휴를 맺어 HPV 예방접종을 할인가에 제공하기로 한 겁니다.

    3회 접종이 필요하고 보통 60만 원이 드는데 공동구매로 가격을 4분의 3수준으로 낮췄습니다.

    [이채민/서울과기대 학생복지위 전 위원장]
    "'대학생 의료복지 차원이니까 3회 45만 원에 해주겠다' 병원에서 먼저 제안을 해서…"

    100명 넘는 학생이 신청할 정도로 호응이 높았습니다.

    하지만 접종은 초반부터 삐걱댔습니다.

    "가격 조율과 백신 수급 문제가 있다"며 행사 2주 만에 접종이 중단됐다 한 달 만에 재개됐습니다.

    급기야 지난달 "병원 사정으로 문을 닫는다"며 미접종 분은 환불해 주겠다는 안내문자가 학생들에게 날아왔습니다.

    하지만 기일이 지난 뒤에도 환불은커녕 연락도 닿지 않았습니다.

    [병원 입점 건물 직원 (음성변조)]
    "환자들이 계속 저희한테 와서 '어떻게 자기네들 해야 되냐', <'문자만 남기고 영업 안 한다'고…> 그리고 '전화를 안 받는다'고 하더라고요."

    3번 접종을 마치는 데 8달가량이 걸리다 보니 상당수 학생들은 1, 2차 접종만 받은 상태입니다.

    기한 내에 접종을 다 못 끝내면 항체 형성이 안될 수도 있습니다.

    학생회 측이 파악한 피해 학생은 108명, 피해액은 2천6백만 원에 달합니다.

    [이채민/서울과기대 학생복지위 전 위원장]
    "45만 원이면 사실 대학생 한 달 월세거든요. 학생들한테는 되게 큰돈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민사소송을 통해 환불을 받으려 해도 받아낼 수 있을지 확실치 않습니다.

    [최 철/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
    "그 병원이 만약에 파산을 해서 손해배상을 할 수 있는 그런 경제적인 능력이 없다면 사실은 그 (피해 구제가) 어려운 거 아니겠어요?"

    대학생 70여 명이 서울중랑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한 가운데 병원 측은 취재가 시작되자 "접종을 끝내지 못 한 학생들에 대해 오는 금요일부터 환불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알려왔습니다.

    MBC뉴스 백승우입니다.

    영상취재: 이상용, 임지환, 이원석 / 영상편집: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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