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요즘 맥주나 소주 중에 이렇게 '제로' 표시를 붙인 제품들, 많이 볼 수 있죠?
왠지 설탕을 넣지 않아서 열량도 낮을 것 같고, 알코올도 없는 일종의 음료 같은 느낌을 주곤 하는데요.
그런데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고 합니다.
'제로' 표시에 숨어 있는 정확한 의미가 뭔지 오상연 기자가 알려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대형마트의 주류 판매대입니다.
'제로' 표기가 붙은 제품만 모아놨습니다.
'제로' 맥주를 집어든 소비자들은 알코올이 전혀 없는, 일종의 음료라고 생각합니다.
[손영준]
"마시고 싶으니까 그걸 자제하기 위해서 택한 게 '무알코올', 제로. 일단 알코올이 있느냐 없느냐. 그거 두 가지만…"
'제로 슈거'를 강조하는 소주도 있습니다.
설탕이 들어 있지 않으니 그나마 건강한 음주라고 믿는 겁니다.
[명재찬]
"몸을 위해서요. '제로'만 써 있으면 선택을 하는데요. 성분 이런 건 자세히 안 보고…"
하지만, '제로'를 너무 믿어선 곤란합니다.
당류가 100ml에 0.5g 미만이면 '무당류'로 표시할 수 있는데, 당이 전혀 없다는 뜻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소비자원이 실제 '제로 슈거' 소주와 일반 소주 각각 5종을 조사했는데, 일반 소주 역시 '제로' 표시가 가능할 정도로 이미 당류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열량 차이가 거의 없는 셈입니다.
[정혜운/한국소비자원 시장조사국 온라인거래조사팀장]
"알코올 도수에 따라 열량이 차이 나는 것을 고려했을 때 당류 차이가 소주 열량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보긴 어려웠습니다."
'제로 맥주'에 대한 오해도 컸습니다.
알코올이 전혀 들어 있지 않을 경우 '무알코올', 알코올 함유 비율이 1% 미만이면 '비알코올', '논알콜릭'으로 표시하는데, 미량이지만 알코올이 들어 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실제 소비자 10명 중 절반 이상은 그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오범조/서울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부교수]
"소량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는 환자들, 간경변증 같은 질환, 당뇨가 있거나 통풍이 있는 분들은 기존 질환의 관리에 장애가 될 수 있습니다."
소비자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과 성분 표시 방법의 개선 방안을 협의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오상연입니다.
영상취재 : 이상용 윤병슌 / 영상편집 : 민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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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오상연
'제로' 표기만 믿었는데‥"열량은 비슷"
'제로' 표기만 믿었는데‥"열량은 비슷"
입력
2024-05-01 20:05
|
수정 2024-05-01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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