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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 통화 전체 녹음 가능'‥정부의 '악성 민원' 대책에도 현장은 실효성 의심

'민원 통화 전체 녹음 가능'‥정부의 '악성 민원' 대책에도 현장은 실효성 의심
입력 2024-05-02 20:14 | 수정 2024-05-02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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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악성 민원에 시달리는 공무원을 보호하기 위해서 정부가 오늘 대책을 내놨습니다.

    크게 세 가지인데, 일단 민원인이 공무원과의 통화에서 폭언을 하면, 공무원이 먼저 전화를 끊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 의도적으로 대량의 민원을 접수해서 업무를 방해하는 경우에는 시스템 이용을 제한하기로 했고요.

    민원인의 위법 행위에 대해서 기관이 법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하겠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예방보다는 사후 대책에만 집중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송서영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 리포트 ▶

    "5분 거리에 제설 기지 있는데 귀찮아서 안 오는 것 아니냐."

    "무슨 일을 이따위로 하냐, 입이 있으면 말을 해라."

    서울시 자치구 도로관리과 소속 공무원 이 모 씨가 올 초부터 최근까지 받은 민원들입니다.

    이 민원인은 제설작업이 제대로 안 돼 자신이 사고가 났다며 피해보상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작년 12월부터 계절이 바뀐 최근까지도 폭언을 일삼았다고 합니다.

    [이 모 씨(가명)/현직 공무원(음성변조)]
    "'내 세금으로 밥 벌어먹고 살면서 뭐 녹봉 먹고 살면서 이런 것도 못 해주느냐.', '공무원이 국민을 도와주기 위해 봉사하는 직업 아니냐.'"

    하루 수차례 민원은 기본이고 '방범용 CCTV로 제설한 사람을 찾아 질책하라'는 민원도 계속됐습니다.

    일일이 답하느라 야근까지 해야 했습니다.

    [이 모 씨(가명)/현직 공무원(음성변조)]
    "계속 중간중간에 전화를 오기 때문에 그에 대한 응대 시간도 걸리고 이제 잔업이 많아지는 거죠, 그만큼."

    이런 악성 민원에 공무원 폭행 사건.

    심지어 민원인으로부터 온라인에서 이른바 좌표가 찍힌 공무원이 숨지기까지 하자 정부가 대책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선 걱정이 앞섭니다.

    일단 통화를 녹음하고 공무원이 먼저 끊어도 되게끔 해도 결국 뒷감당이 되겠느냐는 겁니다.

    [현직 공무원(음성변조)]
    "우리 직원들이 부담스러울 거고요, 권장사항이기 때문에 (민원인은) 바로 또 전화를 할 겁니다."

    악성 민원 피해를 입으면 병가를 쓸 수 있게 한 대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모 씨(가명)/현직 공무원(음성변조)]
    "옆에 직원은 또 '나도 똑같은데 얘만 (병가) 써'… 그렇다고 확대해버리면, 그럼 너도나도 다 쉬어버리면 '누가 일해'가 되어버리니까…"

    대책이 나온 건 다행이지만 사후약방문에 그쳤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황유주/노무사]
    "민원이나 이런 것들에 노출되지 않도록 필터링을 한다거나 예방을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이 드는데…"

    정부는 민원 수당과 승진 가점 등 사기진작책과 함께 민원 유형별 대응방안 마련 등 제도를 계속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송서영입니다.

    영상취재: 전인제 / 영상편집: 허유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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