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코로나 시국에 가장 힘들었던 분들, 작은 음식점이나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인데요.
'엔데믹' 이후에 오히려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습니다.
자영업자들이 연체한 대출금 규모가 1년 새, 9조 원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건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종로에서 30년째 백반집을 운영하던 이근재 씨는, 음식점을 최근 부동산 업체에 내놨습니다.
지난 2020년 닥친 코로나19는 겪어보지 못한 재난이었습니다.
당장의 위기를 넘기기 위해 은행 여러 군데에서 돈을 빌렸습니다.
[이근재/음식점 운영]
"나도 어떻게 빌리다 보니까 4천만 원, 3천만 원, 2천만 원, 2천만 원. 하여튼 다 합쳐 보니까 1억 1천(만 원)이더라고요."
대출 금리마저 오르면서, 감당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이근재/음식점 운영]
"코로나 때 대출을 갖다가 3% 이하로 다 준다고 그랬잖아요. (지금은 금리가) 전부 다 4.5%, 4.6% 돼요. 코로나 때 빌린 돈, 그냥 은행들한테 이잣돈 갚으면서 종노릇하고 있는 거죠."
이렇게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고 갚지 못하는 '부실 자영업자'가 크게 늘어났습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자영업자의 대출잔액은 총 1109조 6658억 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석 달 넘게 연체된 금액은 9조 892억 원, 전년보다 50% 가까이 늘었습니다.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대출금을 석 달 넘게 갚지 못한 자영업자는 7만 2,815명에 달합니다.
자영업자에 대한 금융 지원이 끊긴 지난해 9월 말과 비교하면 28.1% 늘었고, 지난 2021년 말과 비교하면 약 3배로 증가한 규모입니다.
코로나19가 절정이던 시절보다 더 최악으로 내몰리는 셈입니다.
정부가 재정 정책을 펼치기보다, 자영업자들에게 계속 대출을 받게 한 정책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허준영/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우리나라는 금융 정책을 통해서 자영업자들이 스스로 대출을 해서. 계속해서 연명하게 했던 것으로 보이고요."
자영업자들의 붕괴를 막기 위해, 정부가 이자나 상환 부담을 덜어주는 등 적극적인 '출구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건휘입니다.
영상취재: 나경운 / 영상편집: 민경태 / 자료제공: 더불어민주당 김성주의원실, 양경숙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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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건휘
'30년 음식점도 접었다' '엔데믹' 뒤 빚더미
'30년 음식점도 접었다' '엔데믹' 뒤 빚더미
입력
2024-05-07 20:01
|
수정 2024-05-07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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