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빚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불어난 이들이 마지막으로 기대보는 게 법원의 개인회생 제도입니다.
갚을 돈을 줄여주고 조금씩 갚아 나가게끔 하는 건데, 준비할 서류도 많고 복잡해 신청을 대행 맡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주의하셔야겠습니다.
최근 한 법무사 사무장이 상담도 하고 대행 수임료까지 받아 챙기고는 돌연 잠적했다고 합니다.
제보는 MBC, 고병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해 3월, 50대 남성은 한 온라인 카페에서 '개인회생·파산' 전문 법무사 사무소 광고를 보고 전화를 걸었습니다.
아픈 자녀와 부모님의 병원비를 내느라 빌린 돈 1억 원을 갚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50대 피해자 (음성변조)]
"너무 힘들어서 갑자기 목돈이 들어가다 보니까 월세도 부담이 되다 보니까 이런 제도가 있어서 마지막으로 이용하자고…"
남성은 서울 구로구에서 경기 의정부 사무실까지 찾아갔지만 법무사는 만날 수 없었고 대신 사무장에게 400만 원을 주고 사건을 맡겼습니다.
하지만 빚 독촉 전화는 한 달 뒤에도 계속 걸려왔습니다.
알고 보니 법원에 서류조차 접수돼 있지 않았던 겁니다.
이를 따져 묻자 사무장은 "사건이 밀려 늦어졌다"고 둘러댔습니다.
그러다 지난 2월 사무실이 아예 폐업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얼마 전까지 사건을 수임해 오던 법무사 사무실은 간판만 남은 채 이렇게 문이 굳게 닫혀 있습니다.
[상가 관계자 (음성변조)]
"<얼마나 됐어요. 안 연지?> 안 연지가 한 한두 달?"
피해자들은 지난해 6월부터 법무사는 출근조차 하지 않았고, 문을 닫을 때까진 무자격자인 사무장이 홀로 사건을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는 24명, 피해액은 6천4백만 원에 달합니다.
해당 사무실을 열었던 법무사는 "사무장 혼자 저지른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OO법무사 사무소 법무사 (음성변조)]
"제가 계좌 해(맡겨)서 제가 자주 못 나가다 보니까 전부 해서 위임을 한 거죠… <지난해 10월부터요?> 23년 그때 6월부터인가 5월부터인가 해서…"
해당 사무장은 MBC와의 통화에서 "환불을 안 해주겠다는 건 아니"라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우선 피해자 4명의 고소장을 접수한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조만간 이들을 불러 조사할 예정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피해를 막으려면 법무사를 직접 만나 상담하고 이력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MBC뉴스 고병찬입니다.
영상취재: 한지은, 남현택 / 영상편집: 박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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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고병찬
[제보는 MBC] 사무장이 개인회생 사건 수임 후 '먹튀'?
[제보는 MBC] 사무장이 개인회생 사건 수임 후 '먹튀'?
입력
2024-05-13 20:34
|
수정 2024-05-13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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