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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정말 두렵습니다", 김 양식장 시한폭탄 째깍째깍

"날씨가 정말 두렵습니다", 김 양식장 시한폭탄 째깍째깍
입력 2024-05-15 20:22 | 수정 2024-05-15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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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김값 폭등을 불러온 일본의 김 흉작 소식, 어제 전해드렸죠.

    일본 김 양식장이 사상 최악의 상황을 맞은 건 수온 상승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김은 괜찮을까요?

    현장에서 만난 어민들은 남의 일 같지가 않다고 말합니다.

    기후환경팀 현인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우리 김의 주산지 중 하나인 전남 신안군의 김 양식장입니다.

    올해 우리 바다와 김 양식장은 어민들에게 풍성한 수확을 안겨줬습니다.

    그러나 우리 김도 쉽지 않은 수확기를 보냈습니다.

    지난 겨울은 유례없는 겨울비와 폭설이 쏟아져 일조량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급감했습니다.

    [박지웅/김 양식 어민]
    "김이 햇빛에 노출돼서 살균도 되고 해야 되는데, 살균이 안 되고 갯병이 좀 더 심해지는 부분도 있어요."

    어민들은 일본을 덮친 재난이 남의 일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박성욱/김 양식 어민]
    "이것은 일본만이 아니라 세계적인 일이죠. 지구 온난화 현상이라고 전체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2년 전 해남의 김 양식장을 덮친 황백화 현상입니다.

    바다에서 건져 올리는 그물마다 노란색으로 탈색된 김만 끝없이 매달려 있습니다.

    바다의 양분이 부족해 영양실조에 빠진 김들입니다.

    지난 2019년 태풍 미탁이 강타한 양식장 주변을 촬영한 영상입니다.

    산산이 부서진 양식장에서 부표들이 산더미처럼 밀려왔습니다.

    [김인철/해남군 송평리 이장 (2019년)]
    "마음이 착잡하지요. 뭐라고 말을 할 수 없을 정도지요. 현재 상태에서는.

    김의 성장을 방해하는 감태 같은 다른 해조류의 습격도 갈수록 큰 위협이라고 말합니다."

    [박성욱/김 양식 어민]
    "감태 때문에 (수확을) 못 하고 철거하는 데도 있어요. 전에는 그렇게 많이 없었는데 지금 너무 많더라고."

    일본에서 본 것과 같은 현상이 우리 바다에서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올해는 잘 넘겼지만, 내년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해마다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금 어민들은 가을에 뿌릴 김의 종자를 키우고 있습니다.

    굴 껍데기에 종자를 붙여 키운 뒤, 추석 즈음에 모내기하듯 양식장 그물로 옮깁니다.

    한 해 김 수확량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수온입니다.

    고수온 현상이 지속되면 김 수확량이 급감합니다.

    남해안에서는 대개 11월부터 4월까지, 7번 정도 김을 수확합니다.

    그런데 수온이 높으면 김이 자라지 않아 수확 횟수가 6번 이하로 급감합니다.

    지난 55년간 우리 바다의 수온은 1.36도 상승해 전 세계 평균보다 2.5배나 가파릅니다.

    이대로 두면 우리 김의 미래는 없습니다.

    국내연구진은 높아진 수온에도 자랄 수 있는 품종 개발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일부 성과도 거뒀습니다.

    [허진석/국립수산과학원 해조류연구소]
    "김이 생육하지 못하는 시기인 6월에도 정상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김 엽체를 확보했고, 그 엽체를 대상으로 지금 현재 육종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환경 변화의 충격에 더 취약한 밀집식 양식 시설에도 변화가 필요합니다.

    기후변화로부터 우리 김을 지키기 위한 시간과의 경주가 시작됐습니다.

    MBC뉴스 현인아입니다.

    영상취재 : 최대환 / 영상편집 : 허유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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