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민주화운동 희생자 유족들이 내일 국회 본회의에서 민주유공자법을 처리해야 한다며, 국회 앞에서 '오체투지' 행진을 벌였습니다.
민주유공자법은 4·19와 5·18뿐만 아니라 박종철, 이한열 열사 등 다른 민주화운동 희생자도 유공자로 예우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정부와 여당은 선정 기준이 모호하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반대하고 있습니다.
류현준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국회 앞 바닥에 민주화 운동 희생자 유족들이 온몸을 내려놓습니다.
민주유공자법을 내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킬 것을 요구하며, 머리부터 발끝까지 땅에 대고 절을 하는 '오체투지'에 나섰습니다.
'민주유공자법'은 현재 4·19와 5·18으로 한정돼 있는 민주화 운동 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다른 민주화 운동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된 박종철 열사와 이한열 열사 등이 대상이 됩니다.
[박종부/박종철 열사 형]
"민주주의를 외치다가 결국은 국가폭력으로 희생된 사람인데 아직도 유공자가 아님을 모두가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미 팔순을 훌쩍 넘긴 유족들은 보호 장비까지 하고 행진에 나섰습니다.
[김종분/김귀정 열사 어머니]
"<어머니 해드리세요 팔꿈치.> 안 해도 된다고 했는데요. 해봐요."
강하게 내리쬐는 햇살에 아스팔트 바닥에선 열기가 느껴지는데요.
유족들은 무릎 보호대에 의지한 채 오체투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국가유공자법은 지난달 야당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로 넘어갔습니다.
[우원식/민주당 의원]
"특혜가 있다는 논란이 있어서 가족들이 그것도 다 양보했습니다. 민주유공자라고 하는 명예만을 남겨놓은 법입니다."
여당은 유공자 대상과 기준이 불분명하다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강민국/국민의힘 의원(지난달 23일 국회 정무위)]
"민주유공자 심사 기준에 법적 근거도 없고, 유공자 공적과 명단도 사실상 깜깜이인 상태에서 정부가 어떻게 걸러내…"
과거 집회 진압에 나섰던 경찰이 숨진 '동의대 사건'의 시위 관련자들까지 유공자가 돼서는 안 된다는 논리입니다.
국가보훈부는 내일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민주화 운동 희생자 유족들은 내일 보훈부 규탄 기자회견을 연 뒤 국회 본회의장에서 법안 통과 여부를 지켜볼 예정입니다.
MBC뉴스 류현준입니다.
영상취재 : 이준하 / 영상편집 : 고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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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류현준
오체투지 나선 유가족들‥"박종철·이한열 민주유공자 예우"
오체투지 나선 유가족들‥"박종철·이한열 민주유공자 예우"
입력
2024-05-27 20:39
|
수정 2024-05-27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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