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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간다] 경복궁 앞 퓨전한복‥현대 문화냐, 전통 파괴냐

[바로간다] 경복궁 앞 퓨전한복‥현대 문화냐, 전통 파괴냐
입력 2024-06-03 20:30 | 수정 2024-06-03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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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바로간다 테크앤트렌드팀 문다영 기자입니다.

    최근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한복을 빌려 입고 고궁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게 관광객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 있다고 하는데요.

    대여 한복 대부분이 전통에 맞지 않다며 정부가 바로잡겠다고 나섰습니다.

    개성 있는 퓨전이냐, 전통파괴냐, 지금 바로 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경복궁이 한복을 입은 관광객으로 가득 찼습니다.

    사진에 잘 나오고 고궁 입장료도 면제라 한복 안 입은 사람 찾기가 힘들 정돕니다.

    [티엔/호주]
    "서울을 관광하면서 한복을 입는 걸 해보고 싶었어요. 고궁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고 멋진 사진도 찍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나치게 화려한 금박 장식, 왕이 입는 곤룡포에 갓을 쓴 사람 등 생소한 모습도 눈에 띕니다.

    모두 고궁 근처 대여점에서 빌린 것들입니다.

    [피터/미국]
    "<왕은 이런 차림새에 갓을 쓰지 않는다는 걸 알았나요?> 몰랐습니다."

    국가유산청은 이런 퓨전 한복들을 바로잡겠다고 했습니다.

    저도 경복궁 근처에서 한복 한 벌을 빌려 입어봤습니다.

    이렇게 꽃무늬에 금색 장식까지 달린 화려한 게 인기라는데요.

    이 한복의 어떤 부분이 전통에 어긋난다는 건지, 전문가에게 물어보겠습니다.

    가장 먼저 지적받은 건 원단입니다.

    전통 한복엔 면이나 명주 같은 천연 옷감을 쓰는데 대여 한복엔 저렴하고 화려한 합성 섬유를 많이 씁니다.

    [정혜진/한복 디자이너]
    "몇십 년 전에 커튼에서 사용했다든지 그런 원단들로 최대한 사람들한테 이목을 끌 수 있는 화려함만을 강조한‥."

    철사로 모양이 잡힌 속치마는 서양식 페티코트와 비슷합니다.

    한복의 미를 살리며 일상에서도 입게 한 개량 한복과는 또 다르다는 설명입니다.

    대여업자들도 이런 지적을 모르진 않지만 퓨전 한복이 전통 한복보다 저렴하고 화려해 더 인기라 설명합니다.

    [진영춘/한복대여점 대표]
    "우리도 전통(한복)을 놓고 팔고 이렇게 혼합된 이런 블링블링(반짝반짝)한 무늬를 놓고 팔아보지만, 우리가 권하는 건 아니에요.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거죠."

    전통에 어긋나니 퇴출해야 할까, 시민의 생각은 엇갈렸습니다.

    [양주영]
    "너무 현대에 맞춰서 입는 거는 한복이 아니라 그냥 옷 같은 거, 드레스 같은 것 같거든요."

    [경복궁 관람객]
    "외국 사람들이 '아 한국을 좀 느낄 수 있겠구나' 좀 가볍고 편하게 생각을 해야지."

    K-POP을 좋아해 여행 왔다는 관광객에겐 정작 자신이 입은 한복이 퓨전인지, 전통인지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율리아/루마니아]
    "한복은 정말 예쁘고 머리에 꽃모양 장식도 하고 싶었어요. 모든 사람에게 예쁘게 어울려서 저도 입어보고 싶었습니다."

    관광객 사이에서 일종의 놀이 문화가 된 한복 입기.

    전통을 지키려다 잠시 머물다가는 이들에게 너무 엄숙주의를 강요하게 되는 건 아닐까요?

    바로간다 문다영입니다.

    영상취재: 한재훈, 이준하 / 영상편집: 임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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