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속 드러난 정경유착‥환수 법안까지 발의

◀ 앵커 ▶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은 1조 원대의 재산분할 외에도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자금 3백억 원이 드러나며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3백억 원의 출처는 확인되지 않았고, 국회에서는 새롭게 드러난 비자금을 몰수하자는 법안까지 발의되기도 했습니다.

윤상문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에서 1990년대 정경유착이 드러났습니다.

먼저 1991년경 노태우 전 대통령이 최종현 SK 선대 회장에게 3백억 원을 지원했습니다.

재판부는 노 전 대통령의 무형적 기여도 상당했다고 봤습니다.

SK그룹이 출처가 불분명한 돈으로 태평양증권을 인수하면서도 세무조사나 검찰 수사가 없었다는 것을 지적했습니다.

SK그룹의 이동통신사업 진출에 대한 판단도 마찬가지였습니다.

1990년대 초 이동통신 사업권 이야기가 나오기도 전에 최태원 회장은 청와대에서 무선통신 시연을 했습니다.

재판부는 대통령 사위가 아니면 얻기 힘든 기회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노태우 정부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하며 4대 그룹의 참여를 제한했고, 결과적으로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한 SK그룹은 이후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재판부는 노 전 대통령아 해외 순방 때마다 최종현 선대회장과 동행해 글로벌 인맥을 키워줬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3백억원의 자금을 비롯한 대통령의 유무형 기여가 30여 년 만에 1조 3천억원대 재산 분할로 돌아온 겁니다.

하지만 법원은 3백억원이 어떻게 조성됐는지 따지지 않았습니다.

기업들로부터 뜯어낸 불법자금이라고 하더라도 시효가 끝난데다, 해당 당사자도 사망해 환수나 추징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진보당은 불법 비자금을 몰수할 수 있는 법안을 내겠다고 했습니다.

[윤종오/진보당 의원]
"내란과 국가 반란으로 헌정질서를 파괴한 범죄자들이 권력을 이용해 불법적으로 재산을 축적했더라도 이를 제대로 단죄할 수 없고 환수할 수 없다면 사회적 정의 실현은 먼 얘기일 수 밖에 없습니다."

노소영 관장 측은 3백억 원에 대해 조성 경위는 모르지만 "적법한 자금일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입장입니다.

SK 그룹 측은 재판부가 "SK가 성장해온 역사를 부정했다"며 대법원에서 바로잡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윤상문입니다.

영상취재: 정인학 / 영상편집: 허유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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