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지난해 8월 마약에 취한 채로 길 가던 여성을 숨지게 한 '롤스로이스 약물 운전' 사건 기억하실 겁니다.
대체 무슨 돈으로 이런 차를 타고 마약까지 하는지 경찰이 추적을 해봤더니, 수천억 원대 불법 도박사이트 조직이 나왔습니다.
마약, 초고가 차량, 온몸 문신을 하고 사고를 치는 이들을 수사하는 과정에선 소위 'MZ 조폭'들이 벌인 거액의 투자 사기도 드러났습니다.
손구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인도 위를 외제차가 올라 타 있습니다.
지나가던 오토바이 운전자가 차 밑에 깔린 피해자에게 뛰어갑니다.
정작 운전자는 차 문을 열며 딴청을 부리더니 현장을 벗어났다 돌아옵니다.
[신 모 씨/지난해 8월 (음성변조)]
"왜 도망을 가요. 사람이 이렇게나 많은데."
마약에 취한 30대 남성이 길을 가던 20대 여성 보행자를 차로 치어 숨지게 한 이른바 '롤스로이스 약물 운전' 사건입니다.
한 달 뒤쯤엔 필로폰에 취한 30대 홍 모 씨가 고가 외제차를 타고 차를 빼라며 다른 운전자를 흉기로 위협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이처럼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마약 관련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자, 경찰이 배후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이승하/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 1팀장]
"온몸에 문신을 하고 일정한 직업도 없으면서 고가의 외제차를 타는 이런 사람들이 결국 어디서 돈을 벌었을까‥ 이런 부분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고…"
수사 결과, 롤스로이스 운전자 신 씨는 SNS에서 불법 도박사이트 회원을 모집하는 총판 역할을 하면서 수억 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신 씨가 일한 불법 도박사이트는 캄보디아에 서버를 두고 8천6백억 원대 도박 자금을 굴렸습니다.
람보르기니 운전자 홍 씨는 이 도박사이트 고객으로, 도박사이트 국내 총책으로부터 도박 자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 씨와 홍 씨는 물론 도박 사이트 조직 대부분은 연고나 지역 기반이 아니라 20~30대 비슷한 나이끼리 활동하는 이른바 'MZ 조폭'들이었습니다.
이들은 도박 사이트에서 벌어들인 돈을 외제차와 마약 구입, 유흥비 등으로 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도박 사이트 총책을 구속하는 등 61명을 검거했습니다.
이 외제차 운전자들과 지인들을 추가 수사하는 과정에서 'MZ 조폭'들이 '불법 투자 리딩방'을 운영해 21억 원대 투자 사기를 벌인 것도 적발해 38명을 검거했습니다.
경찰은 마약 유통 혐의도 추가로 포착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손구민입니다.
영상취재: 이상용 / 영상편집: 고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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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손구민
'롤스로이스 약물 운전자'‥배후엔 'MZ 조폭' 운영 8천억 원대 도박 사이트
'롤스로이스 약물 운전자'‥배후엔 'MZ 조폭' 운영 8천억 원대 도박 사이트
입력
2024-06-04 20:26
|
수정 2024-06-04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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