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일본이 한국인 강제동원 현장인 '사도 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려 시도 중인데요.
강제 노역 사실은 교묘하게 숨겨 논란이 돼 왔습니다.
그런데, 등재 논의 전 사전 검토를 맡은 전문가 자문기구로부터 이 문제를 지적받고 '보류' 권고를 받았습니다.
양소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일제강점기, 약 1,500명의 한국인이 강제로 끌려가 노역에 시달린 사도 광산.
지난해 일본은 사도 광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올려달라고 신청하면서, 대상 기간을 16세기에서 19세기 중반으로 한정지었습니다.
그 이후 벌어진 한국인 강제동원 사실을 의도적으로 감추려 한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1년여 간 사도광산의 유산가치를 평가한 세계유산위원회 전문가 자문기구 '이코모스'는 최근 일본 정부에 '보류'를 권고했습니다.
자문기구가 내리는 판단은 등재, 보류, 반려, 등재 불가의 네 가지인데, 이 가운데 '보류'는 신청 내용을 보완하라는 뜻입니다.
[모리야마 마사히토/일본 문부과학상]
"'광산 채굴이 행해진 모든 기간을 통해서 전체의 역사를 포괄적으로 설명·전시하는 전략을 책정해 시설을 갖추는 것' 등의 추가적인 권고가 있었습니다."
'전체의 역사', 즉 강제동원의 어두운 역사를 숨기지 말라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사도 광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여부는 오는 7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결정됩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일본의 조치에 따라 (등재) 찬성 여부를 정할 것"이라며, "한국인 강제동원 사실이 반영되지 않는다면 반대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일본은 앞서 2015년, 다른 강제동원 현장인 하시마 탄광, '군함도'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신청할 때도 강제동원 역사를 충분히 알리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습니다.
[양기호/성공회대 일어일본학과 교수]
"군함도에 있어서 분명한 과거사에 대한 명기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일본이 완전히 시정 조치를 한 다음에 사도광산 찬성 여부를 재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코모스 권고 이후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와 성실하고 부단하게 정중히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방법은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양소연입니다.
영상편집:문명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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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양소연
사도광산 세계유산 보류‥정부 "강제동원 반영해야"
사도광산 세계유산 보류‥정부 "강제동원 반영해야"
입력
2024-06-07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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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4-06-07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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