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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니] 석유·가스 개발로 지진 날 수 있다?

[알고보니] 석유·가스 개발로 지진 날 수 있다?
입력 2024-06-12 20:17 | 수정 2024-06-12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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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최근 정부가 동해 석유·가스 개발 추진을 발표한 뒤, 인접한 포항 지역을 중심으로 지진 발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시추 과정에서 주변 지역에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는 건데요.

    실제로 석유 시추와 지진은 얼마나 연관성이 있는 건지, 팩트체크 <알고보니>에서 확인해 봤습니다.

    ◀ 리포트 ▶

    네덜란드 북부에 위치한 유럽 최대규모의 천연가스 매장지인 흐로닝언 가스전.

    1959년 발견돼 여전히 4천 5백억 제곱미터의 가스가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네덜란드 정부는 두 달 전 이곳을 영구 폐쇄했습니다.

    지난 1986년부터 이곳에서 발생한 지진은 약 1천6백 건.

    조사를 진행한 네덜란드 정부는 "흐로닝언에서 추출된 가스가 지진을 일으킨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가스 추출로 지표면 아래 암석에 가해지는 압력이 줄어든 게 지진의 원인으로 분석된다는 겁니다.

    미국의 주요 석유·가스 생산지인 오클라호마주.

    이곳에서는 2010년부터 갑자기 지진이 급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전에는 1년에 평균 두 번 정도 일어나던 규모 3.0 이상의 지진이 2015년에는 1천 번 가까이로 치솟은 겁니다.

    2010년대는 미국에서 시추 기술 혁신으로 석유과 가스의 대량 생산이 이뤄진 셰일 혁명 시기.

    미국 에너지정보청은 "지진 발생의 증가는 셰일에서 채굴하는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량이 늘어난 시점과 일치한다"고 분석했습니다.

    그 원인으로는 수압파쇄라는 채굴 방식이 지목됩니다.

    이 공법은 땅속에 설치한 파이프에서 엄청난 압력으로 화학물질이 섞인 물을 쏘는 방식으로 원유와 가스가 저장된 암석을 깨는 겁니다.

    이때 나오는 폐수를 지하 저장소에 보관하는데, 이게 지층을 자극해서 지진이 발생한다는 게 미국 지질조사국 견해입니다.

    실제로, 오클라호마주가 폐수 처리 과정을 규제하기 시작한 이후, 지진은 줄었습니다.

    반대로 지진 걱정 없이 안전한 유전도 있습니다.

    유전 주변의 단층 구조와 지반의 성질은 어떤지, 유전의 위치가 육지인지 바다인지, 또, 시추 공법이 뭔지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지진 발생 가능성이 달라지는 겁니다.

    이제 막 개발을 추진 중인 동해의 경우 현재 단계에서 그 가능성을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최경식/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탐사) 시추 과정에서는 사실은 우리가 어떤 압력을 주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이제 굴착만 하기 때문에‥"

    탐사 시추 단계에서의 지진 발생 가능성은 희박한 만큼, 과한 기대나 공포를 갖기보다는 과학적인 분석과 투명한 검증으로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알고보니 이준범입니다.

    자료조사 : 도윤선 / 영상편집 : 문명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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