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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간다] "침이 꼴딱꼴딱 넘어가요"‥이른 폭염 시달리는 노동자들

[바로간다] "침이 꼴딱꼴딱 넘어가요"‥이른 폭염 시달리는 노동자들
입력 2024-06-13 20:19 | 수정 2024-06-1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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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바로간다 사회팀 이승지 기자입니다.

    지난해보다 여름이 빨리 찾아오며 한낮 기온이 30도가 훌쩍 넘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폭염 특보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뜨거운 날씨에 야외에서 일해야 하는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무더위 속 일터는 어떤 모습인지, 지금 바로 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가스 검침원이 가파른 골목길을 오르내립니다.

    그냥 서 있어도 땀이 흐르는데, 고지서 천여 장과 검침기계를 들쳐멘 채 걷고 또 걷습니다.

    [김운경/도시가스 검침원]
    "저기 꼭대기까지 가야 돼요."

    오후 5시, 서울 서대문구의 한 골목입니다.

    한낮이 아님에도 이곳 온도는 33도를 넘어섰습니다.

    [김운경/도시가스 검침원]
    "이게 막 올라오는데 여기까지 찰락 말락 찰락 말락 침을 몇 번을 꼴딱꼴딱 삼켰어요."

    온몸에 열기를 맞는 건 배달라이더도 마찬가집니다.

    [정종윤/배달 라이더]
    "이미 머리는 땀에 젖었고요. 헬멧 안에도 뒤쪽이 좀 많이 땀에 젖어 있습니다. <이렇게 뜨거울 땐 뭐가 가장 힘드세요?> 그 아스팔트에서 올라오는 지열 때문에 아무래도 그게 가장 힘들지 않을까요."

    택배기사에겐 여름이 반갑지 않은 이유, 하나 더 있습니다.

    다름 아닌 음료 때문입니다.

    [권순규/택배기사]
    "액체류가 부피는 차지 많이 안 해도 무겁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하나만 시키는 게 아니라 음료수를 몇 박스씩 시키니까 한 집에‥막 40~50kg 나갈 때도 있습니다."

    종일 종종걸음을 쳐도 많게는 500개의 택배를 전하려면 앉아서 밥 먹을 새조차 없습니다.

    [권순규/택배기사]
    "(쉼터가) 있다는 건 알고 있는데요. 사실 앉아서 쉬는 시간이 아예 없다 보니까 거기 갈 생각도 해본 적도 없고…"

    폭염의 고통은 꼭 실외 노동자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뜨겁게 달궈진 조리실은 밖이 낫다 싶을 정도로 무덥습니다.

    [오선미/급식 조리사]
    "옷이 다 젖는다고 봐야 돼요. 땀으로. 차라리 뜨거운 태양이 더 반가울 때가 있어요."

    폭염은 산업재해로까지 이어집니다.

    물, 그늘, 휴식 이 세 가지만 제 때 주어지면 막을 수 있지만, 온열질환에 의한 산재로 승인된 건수는 해가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폭염 경보가 내려지거나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인 경우 정부는 한낮 야외작업 중단을 권고하지만 말 그대로 권고일 뿐입니다.

    노동자들은 벌써부터 한여름이 걱정입니다.

    [정종윤/배달 라이더]
    "6월부터 지금 30도에 육박하는데, 지금 다음 달이면 어떻게 될지 저희도 솔직히 좀 겁나긴 하고요."

    바로간다, 이승지입니다.

    영상취재: 최대환·전인제 / 영상편집: 임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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