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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36.5] 통학만 3시간‥'버스에서 지쳐가는 장애 학생들'

[현장 36.5] 통학만 3시간‥'버스에서 지쳐가는 장애 학생들'
입력 2024-06-16 20:22 | 수정 2024-06-16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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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매일 3시간씩 걸리는 길을 오가는 건 성인들도 쉽지 않은데요.

    그런데 학교에 다니기 위해 왕복 3시간이 걸리는 통학버스에 오르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더욱이 더 많은 손길과 관심이 필요한 아이들인데요.

    대전의 한 특수학교 학생들의 힘겨운 등굣길에 김희건 영상 기자가 동행했습니다.

    ◀ 리포트 ▶

    "예준아, 쉬 한번 하고 갈래?"
    "쉬 안 할래요."
    "쉬 하고 와, 버스에서 싸면 어떡해 빨리."

    초등학교 수업 시작은 9시인데, 매일 아침 6시부터 등교 준비를 한다는 예준이. 왜 이렇게 바쁘게 서두르는 걸까요?

    [예준이 엄마]
    "등굣길 한 80분 정도 또 하굣길 80분 정도 해서 총 한 3시간 정도 걸리는 것 같아요."

    "예준아, 같이 가!"

    [예준이(초5)]
    "나 오늘도 또, 나도 바빠"

    예준이는 가원학교라는 특수학교 근처로 이사를 왔습니다. 하지만 가까운 이 학교 대신 24km 떨어진 해든학교로 가야 했습니다.

    [예준이 엄마]
    "(가원학교에서) 과밀이라고 이제 연락을 받았어요. 집에서 걸으면 한 10분 정도 걸리는 특수학교가 있어도 가지 못하는 상황이 너무…."

    대전에는 6개의 특수학교가 있는데, 발달 영역 특수교육 대상자가 갈 수 있는 곳은 모두 포화 상태입니다.

    출근 시간까지 겹쳐 도로는 막히고 버스 안의 아이들은 점점 지쳐갑니다.

    [이동환/통학버스 사회복무요원]
    "대소변 문제는 당연히 왕왕 있는 문제이고요. 말이 안 되는 것을 지금 억지로 그냥 끼워 맞추듯이…."

    버스 이동시간이 길어질수록 아이들이 지루함과 불안감에 특이 행동을 보이는 빈도도 잦아집니다.

    어떤 사람들은 학교 근처로 이사를 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합니다.

    [이수진/한솔이 엄마]
    "(지금 사는 도심에) 치료 시설이라는 데도 있고 이쪽에 모든 인프라들이 있다 보니까 이사를 고려하기가 참 힘들더라고요."

    특수학교 과밀문제는 이곳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전국적으로 학령인구는 줄고 있지만, 특수교육 대상자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데도 특수학교는 그만큼 늘어나지 못했습니다.

    [이서준/해든학교 교통안전부장]
    "학교라는 공간에서는 그래도 자기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있으니 좀 학생들이 자유도가 있는데… 버스에서 3시간 동안 움직일 수도 없고 하니까 학생들이 버스 타기를 거부하고…."

    즐거워야 할 하굣길, 아이들은 오늘도 또다시 힘겨운 버스에 올라야 합니다.

    [예준이 엄마]
    "솔직히 성인 어른들도 쉽지 않잖아요, 아이들한테 이게 좀 맞는 선택인가…."

    취재·구성: 김희건 / AD: 강로이 / 영상편집: 허유빈 / 디자인: 이미예·송정운·전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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