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음식값 어디나 안 오르는 곳 없다지만 그래도 고깃집 한번 가기가 가장 부담스럽죠.
특히 한우는 더 그렇습니다.
그런데, 고깃값이 올라도 정작 한우 농가는 갈수록 울상이라고 하는데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임현주 기자가 농민들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에서 25년째 한우를 키워온 민민호 씨, 키우는 소는 70마리에 달하는데, 직원 한 명 없이 혼자 다 합니다.
인건비 부담 때문입니다.
"<이렇게요?> 푹 찌르세요. 그렇지."
사다 먹이는 사료량도 줄였습니다.
하루 세 끼에서 요즘은 두 끼만 사료를 주고, 대신 저렴한 볏짚을 더 먹입니다.
[민민호/한우 농가 운영]
"소밥 주고 가면 울상이잖아요. 사료를 또 시켜야 되는데 사룟값은 언제 갚나 이런 고민을 많이 하죠."
소 한 마리 키우는 데 드는 사룟값은 평균 4백만 원 선입니다.
볏짚 한 단에 8만 원, 사료 한 포대에 1만 4천 원인데 이 한 포대는 하루 평균 소 두 마리가 먹는 양입니다.
송아지를 사들이는 비용 등을 따지면 한우 한 마리를 7백만 원에 팔 때마다 오히려 150만 원꼴로 손해를 봅니다.
20년째 한우를 키운 박용호 씨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한우를 내다 팔 때마다 적자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음식점 소고기는 왜 이리 비싼 건지 박 씨 입장에서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박용호/한우 농가 운영]
"중간 마진이 너무나 폭이 크다 보니까 이게 저희 손에서 나가서 소비자 입에 들어가는 사이에 너무나 갭이 큰 거예요."
한우 농가의 어려움은 코로나 19 이후 소비가 늘면서 사육량도 너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사룟값이 크게 오른 게 원인입니다.
고환율 등의 영향으로 수입 곡물이 주재료인 사룟값이 3년 만에 40%나 치솟은 겁니다.
최근 1년 새 한우 사육을 포기한 농가는 5천여 곳, 이들 한우 농가는 다음 달 초 서울 국회 앞에서 '한우 반납 투쟁'을 열 계획입니다.
[민경천/전국한우협회 회장]
"그냥 (소) 기증식을 하렵니다. 어차피 이래도 적자 저래도 적자인데 기증식이라도 해서 그냥‥"
농민들은 한우 유통 구조도 개선하고, 사룟값을 안정시킬 기금도 마련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임현주입니다.
영상취재: 나경운 / 영상편집: 윤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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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임현주
"비싼 사료 대신 볏짚 먹여요" 한우 포기한 농가 '5천 곳'
"비싼 사료 대신 볏짚 먹여요" 한우 포기한 농가 '5천 곳'
입력
2024-06-20 20:12
|
수정 2024-06-20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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