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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 모습 드러낸 소녀상‥"역사 지우기는 또 다른 범죄"

이탈리아에 모습 드러낸 소녀상‥"역사 지우기는 또 다른 범죄"
입력 2024-06-22 20:14 | 수정 2024-06-22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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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평화의소녀상.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억하기 위해 국내외에 설치된 조형물인데요.

    오늘 해외 설치 기준으로 열네 번째 소녀상이 이탈리아에 설치됐습니다.

    이탈리아 현지에 연결해 이 소식과 함께 저희가 단독 취재한 내용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변윤재 기자, 평화의 소녀상 설치 완료됐습니까?

    ◀ 기자 ▶

    네, 지금 제 뒤에 보이는 동상이 방금 전 제막식을 마치고, 이곳 이탈리아 사르데냐 스틴티노 시에 모습을 드러낸 '평화의소녀상'입니다.

    스틴티노는 사르데냐섬의 작은 마을이지만 아름다운 해변이 있어 유명한 관광지인데요.

    소녀상은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많이 몰리는 바닷가에 설치됐습니다.

    이탈리아에선 처음, 해외에선 열네 번째로 설치된 소녀상의 제막식엔, 리타 발레벨라 스틴티노시장과 정의기억연대 이나영 이사장을 비롯해, 유럽 각지에서 소녀상을 지키기 위해 애써온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습니다.

    스틴티노시와 정의연 대표자 연설이 끝나고 소녀상을 덮은 천을 내릴 때는 현지 합창단이 우리 민요 '아리랑'을 부르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공식 행사를 마치고 일반에 공개돼 누구나 가까이서 볼 수 있습니다.

    ◀ 앵커 ▶

    그런데 소녀상 제막식을 앞두고 일본 측이 '스틴티노'시에 항의해, 비문 문구에 일본 측 반론을 담는다는 얘기가 있었는데요.

    어떤 상황인 건가요?

    ◀ 기자 ▶

    네, 일본과 국내 일부 언론에서 스틴티노시가 비문 문구의 편향성을 인정하고 바꾸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는데요.

    스틴티노 현지에서 취재한 결과 발레벨라 시장은 "소녀상 비문 문구를 바꿀 생각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시청 측은 관련 보도에 대해 일본 외교 당국과 만남을 거부했으며 대사관 측이 개인 자격으로 찾아와 벌어진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일본 외교당국은 조금 전 제막식 행사 직전까지도 스틴티노 시를 직접 방문해 문구에 한국 시민단체의 일방적 주장이 적혀있다며 항의했습니다.

    ◀ 앵커 ▶

    구체적으로 일본 측이 문제를 삼는 문구가 무엇인가요?

    ◀ 기자 ▶

    의자에 앉아 있는 소녀상 옆에는 '기억의 증언'이란 제목 아래 긴 비문이 새겨져 있는데요.

    이 비문에는 특히, 일본 정부가 위안부의 존재를 부정하며 소녀상을 철거하려고 하는 움직임에 대한 강한 유감을 표하고 있습니다.

    일본 측에서는 이 '일본 정부'가 포함된 문장을 문제 삼고 있습니다.

    이 문장은 스틴티노 시의 제안으로 먼저 새겨진 걸로 알려졌는데요.

    소녀상 비문에 일본 정부를 명시하고 그 잘못을 비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스틴티노 시 측은 "과거사를 지우려는 것은 또다른 범죄"라는 입장입니다.

    다만 독일 베를린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이 철거 위기에 놓여있고, 이곳 소녀상에 대한 일본 측의 항의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소녀상을 지키는 노력도 이어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이탈리아 사르데냐에서 MBC뉴스 변윤재입니다.

    영상취재: 김희건 / 영상편집: 박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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