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미국 서부 최대 미술관에서 위작을 전시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한국의 보물전>이라는 전시에 근대서양화의 양대 거목 이중섭, 박수근 작가의 작품들을 내걸었는데요.
모두 가짜로 드러난 겁니다.
임소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긴 장대에 매달린 아이와 하얀 비둘기를 가슴에 품은 아이.
왼쪽 상단엔 '중섭'이란 서명이 적혀있습니다.
2017년 경매에서 2억 5천만 원에 낙찰된 이중섭의 <장대놀이 하는 아이들>입니다.
이를 가로로 돌려 타일에 옮겨 놓은 듯한 그림이 미국 서부 최대 공립 미술관, 라크마(LACMA)에 걸렸습니다.
제목은 <기어오르는 아이들>.
놀랍게도 '위작'이었습니다.
[윤범모/전 국립현대미술관장]
"이중섭 박수근의 화풍은 아주 독특한 특징이 있는데 그거하고 거리가 멀거든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이중섭의 [흰 소]를 연상시키는 그림,
박수근 작품이라 표기된 '와이키키 해변' 등 4점이 모두 가짜로 판명됐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2021년 라크마는 한 재미교포 수집가로부터 그림과 도자기 100여 점을 기증받았습니다.
이 작품들을 2년 전 수장고에서 미리 본 한국 전문가가 위작 가능성을 제기했는데, 이번에 버젓이 <한국의 보물들>이란 전시를 연 겁니다.
[윤범모/전 국립현대미술관장]
"몇 점을 보니까 이게 다 수준이 문제고 진품이라고 볼 수가 없는 그림들이 있어서 (문제 제기를 했죠)"
박수근 작가의 유족과 한국화랑협회가 문제를 제기하자 미술관 측은 지난주 미국으로 한국 전문가 4명을 초대해 특별 감정에 나섰습니다.
이중섭·박수근 이름이 걸린 작품은 모두 가짜.
나머지 한국 고미술품 30여 점에서도 '보물'급은 없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이동국/경기도박물관장 (특별감정 참여)]
"대부분이 근대에 만들어진 그런 도자기류 중국계 벼루 먹도(전시하고 있고)"
어제까지 넉 달간 전시를 열었던 라크마 측은 뒤늦게 "도록 발행을 취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인기 많은 작가일수록 위작이 더 판을 치는 미술 시장.
50년 넘은 미술 작품은 자유롭게 해외로 반출되도록 법까지 최근에 개정돼, 앞으로 해외 위작 전시 논란이 더 잦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MBC뉴스 임소정입니다.
영상편집: 안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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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임소정
서부 최대 미술관에 걸린 이중섭·박수근 그림이 가짜라니
서부 최대 미술관에 걸린 이중섭·박수근 그림이 가짜라니
입력
2024-07-01 20:38
|
수정 2024-07-01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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