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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이 아니라 마약상"‥'롤스로이스남·람보르기니남' 마약 투약한 의사 일당

"병원이 아니라 마약상"‥'롤스로이스남·람보르기니남' 마약 투약한 의사 일당
입력 2024-07-04 20:29 | 수정 2024-07-04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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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현금 다발을 건네면 마약류를 놓아 준 서울 강남의 내과가 있습니다.

    이 정도면 병원이 아니라 마약상이라는 얘기도 나오는데 약에 취해 초고가 차량를 몰다 사고를 내거나 흉기를 휘두른 이른바 '롤스로이스남'과 '람보르기니남'이 바로 이런 곳들을 이용했습니다.

    그럼 이렇게 한 의사들은 얼마나 벌었을까요?

    변윤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한 남자가 병상에 누운 채 5만 원짜리 지폐다발을 세고는 전부 의료진에게 건넵니다.

    익숙한 듯 이를 건네받은 의료진은 현금을 센 뒤 곧 무언가를 주사합니다.

    그런데 현금다발을 주고 주사를 맞는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닙니다.

    주사를 맞은 이들은 모두 이상행동을 보였는데 잠에서 다 깨지 못한 채 비틀거리거나 침대에서 굴러떨어지고 심지어 흡연을 하기도 합니다.

    2019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서울 강남에 위치한 내과 의원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이들이 인당 10에서 20만 원씩 받고 투약한 건 '제2의 프로포폴'이라 불리는 에토미데이틉니다.

    현재 전문의약품으로만 지정돼있어, 마약류관리법으로 형사처벌할 수 없단 점을 노렸습니다.

    의사와 병원 직원 등 9명이 조직적으로 가담했습니다.

    [강선봉/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2계장]
    "프로포폴 등 오남용 사례와 마찬가지로 수면 목적으로 에토미데이트를 투약받았음에도 약사법상 과태료 처분밖에‥"

    4년간 약을 맞은 사람은 확인된 것만 75명, 투약 횟수는 거의 9천 회에 달합니다.

    이 중엔 지난해 9월 서울 강남에서 람보르기니 차량을 주차하던 중 주민과 시비가 붙자 흉기를 휘두른 홍 모 씨도 포함돼 있습니다.

    전신마취제를 불법으로 투약해준 의원입니다. 내과 진료 항목들이 적혀 있는데요. 의원은 지금 폐업상태로, 문이 굳게 닫혀 있습니다.

    지난해 마약에 취해 롤스로이스를 몰다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를 숨지게 한 신 모 씨에게 마약류를 투약해 준 의사의 혐의도 추가로 포착됐습니다.

    의사 염 씨는 2022년부터 약 1년간 28명에게 30만 원씩 받고 마취용 마약류를 주사해 8억 5900만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또, 약에 덜 깬 신씨가 운전하는 걸 방치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도 추가 적용됐습니다.

    서울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의사 2명과 병원 관계자 14명, 투약자 26명 등 42명을 검찰로 넘기고

    의사들이 벌어들인 약 20억 원에 대해선 기소 전 추징 보전했습니다.

    MBC뉴스 변윤재입니다.

    영상취재: 이주혁 / 영상편집: 김관순 / 영상제공: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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