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지난번 대통령실 인근까지 날아들었던 북한의 오물 풍선이 이번엔 바로 대통령실 청사에 떨어졌습니다.
시민들 불안은 커지고 풍선을 막을 방법도 마땅하지 않으니 대북전단 살포를 자제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데요.
현행법으로 규제할 방안이 있는데도 정부가 손 놓고 군사적 긴장만 고조시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조의명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국방부 청사에서 바라본 하늘 위로 흰색 구체 두 개가 서서히 하강합니다.
북한이 날려 보낸 오물풍선입니다.
북한이 살포한 오물풍선 일부가 오늘 오전 용산 대통령실과 국방부 청사에 떨어졌습니다.
지난달 대통령실 인근 800미터 거리에 떨어졌던 풍선이 이번엔 청사 상공까지 침범한 것입니다.
위해 물질은 없었다지만, 국가 안보의 핵심 구역인 대통령실 상공이 북한의 풍선에 속수무책으로 뚫린 셈입니다.
대통령실은 날아오는 풍선을 잘 지켜보다가 땅에 떨어진 뒤 수거했다고 했습니다.
한동안 뜸했던 북한의 풍선은 지난주 한 탈북민 단체가 대북 전단 60만 장을 날려보내면서 다시 시작됐습니다.
탈북자들의 대북전단에 북한은 오물풍선으로, 거기에 다시 우리 군이 확성기로 응수하는 악순환이 이어지면서 군사적 긴장은 치솟고 있습니다.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
"(북한은)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맞대응이라고 분명히 했고 우리 측에서 살포하지 않으면 자기들도 오물풍선을 살포하지 않는다는 그런 직간접적인 메시지가…"
정부는 전단 살포가 '표현의 자유'이며, 막을 법적 근거가 없다는 입장만 반복합니다.
하지만 현행 항공안전법에 따르면 2킬로그램 이상의 물건을 매단 풍선은 국토부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허가 없이 이런 풍선을 날리면 벌금을 물어야 합니다.
경기도는 이 법을 근거로 대북 전단을 살포한 탈북자 단체를 지난달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더욱이 북한 접경지역은 애초에 국방부 허가 없이 비행체를 띄우면 안 되는 비행금지구역입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현행 법 테두리 내에서 탈북단체들의 대북 전단지 살포를 충분히 관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않는 의도에 대해서 많은 국민들이 합리적인 의심을 하고 있는 거고."
전단 살포가 우리 국민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은 정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신원식 국방장관은 외신 인터뷰에서 "북한이 대북 전단 살포 장소에 총격이나 포격을 가할 가능성이 있어 예의주시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를 막는 데에는 소극적인 모습입니다.
MBC뉴스 조의명입니다.
영상편집: 박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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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조의명
대통령실까지 날아든 '오물 풍선'‥막을 근거 있는데 정부는 왜?
대통령실까지 날아든 '오물 풍선'‥막을 근거 있는데 정부는 왜?
입력
2024-07-24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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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4-07-24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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