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어제 인천 청라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전기차가 폭발해 큰불이 났죠.
수백여 세대에 물과 전기가 끊기는 등 주민 피해가 심각합니다.
이렇게 지하에서 전기차 화재가 발생하면, 진압이 어려워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는데요.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문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세워둔 벤츠 전기차에서 시작된 불은 불길을 잡는데만 8시간 넘게 걸렸습니다.
불이 꺼진 현장엔 검은 분진이 가득하고, 완전히 타버린 차 수십대가 늘어섰습니다.
불이 시작된 전기차는 뼈대조차 온전하지 못합니다.
당초 70대로 알려졌던 차량 피해는 140여 대로 늘어났습니다.
전기차 화재로 주변에 주차된 차량 수십대가 이렇게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불에 탄 상태고, 지하주차장의 철제 구조물까지 내려앉은 상황입니다.
아직도 매한 연기로 숨쉬기도 쉽지 않고 열기도 남아 있습니다.
[아파트 입주민]
"두 대가 주차가 돼 있고, 현재 (차량이) 까맣게 덮여 있는 걸로. 왜 이런 일이 벌어졌나‥먹먹하죠 좀."
아파트 지하 주차장이 한 공간으로 연결돼 있어, 시꺼먼 연기가 아파트 전체로 퍼져나갔습니다.
급박한 상황에 소방대원들은 집집마다 방문해 문을 두드렸습니다.
[인천소방본부 관계자]
"혹시 집안 내부에 있을 경우 연기가 유입될 위험성이 생길 거란 판단이 되면 나갈 수 있도록 유도를 하는 거죠."
지하주차장에 설치된 전기설비와 수도 배관이 불에 타면서 아파트 5개 동 480여 세대에 전기와 물 공급이 끊겼습니다.
[아파트 입주민]
"지금 타온 물 서너 병 부어야 해요. 소변 보려면. 대변은 여기서 못 봐요."
일부 주민은 임시 대피소로 거처를 옮겼습니다.
[아파트 입주민]
"저희는 네 명 (왔어요). 제일 문제는 씻는 거죠. 아직 정확하게 복구일정이 안 나왔어요."
지하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높이 4미터인 소방차량이 진입하지 못했고, 전기차 화재 진화에 필요한 '소화 수조'와 '질식 소화 덮개'도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인천소방본부 관계자]
"지하 화재이기 때문에 이미 연기가 가득 찼고, 그 주변에 차도 있고 하니까 그걸 바로 적용하기에는 좀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가 의무화되면서 지하에 설치되는 충전소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소방청은 열을 민감하게 감지하는 스프링클러 보급 등을 추진 중이지만, 근본적 대책이 될 수는 없다며, 충전소나 주차구역을 지상에 설치하는 등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MBC뉴스 이문현 입니다.
영상취재 : 한재훈 / 영상편집 : 이유승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뉴스데스크
이문현
차량 뼈대만 남은 지하주차장‥전기차용 '소화 수조'도 사용 못 해
차량 뼈대만 남은 지하주차장‥전기차용 '소화 수조'도 사용 못 해
입력
2024-08-02 19:40
|
수정 2024-08-02 20:32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