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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마다 '파크골프장' 경쟁‥침수돼도 하천따라 우후죽순

지자체마다 '파크골프장' 경쟁‥침수돼도 하천따라 우후죽순
입력 2024-08-10 20:49 | 수정 2024-08-10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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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최근, 지자체들마다 경쟁적으로 파크골프장을 짓고 있는데요.

    주로 하천변에 만들어지다 보니 파크 골프장 회원 외에는 출입이 안 돼 주민들과의 마찰도 생기고, 집중호우 시 하천이 범람 되면 세금으로 복구를 하게 되는데 예산 낭비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현지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이틀간 200mm 넘는 비가 쏟아진 서울.

    중랑천도 범람해 주변을 뒤덮었습니다.

    여기엔 파크골프장도 있었습니다.

    일주일 뒤 다시 가봤습니다.

    여전히 진흙밭 상태에 군데군데 물이 고여있습니다.

    불어난 강물에 수초들이 이렇게 떠밀려 왔는데요.

    쓰레기들과 토사도 같이 밀려오면서 펜스가 무너진 모습입니다.

    원래 산책로였던 이곳은 지난 4월 파크골프장으로 새로 개장됐습니다.

    최근 3년간 전국 회원 수가 3배 넘게 느는 등 고령층 중심으로 파크골프가 크게 유행하면서 지자체들도 경쟁적으로 짓고 있습니다.

    [중랑구민(음성변조)]
    "중랑구가 (구장이) 없어서 따로 다른 데로 원정을 다녔대요 친구들이. 중랑구에다 (민원) 넣어서 이걸 만든 거예요."

    하지만 공원이나 산책로로 이용되던 강변에 주로 만들어지다 보니 시민들의 불만이 큽니다.

    [중랑구민(음성변조)]
    "모두가 다 즐기는 곳인데 그렇지 못하고 들어갈 수 있는 사람만 들어가고…여기다 정원을 해놨었을 때는 다 즐기잖아요."

    홍수 위험을 높인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최영/서울환경운동연합]
    "펜스에 뭔가 자꾸 끼어가지고 이게 물 흐름을 방해하는 지장물이 길게 이렇게 형성이 돼버리면은…"

    조성에 7억 원을 들인 해당 골프장은 이번 침수로 다시 세금을 들여 복구해야 합니다.

    구청 측은 이미 하천 범람을 예상하고 설계해 복구 비용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합니다.

    [민태종/중랑구청 치수과]
    "보수비 한 1천만 원 이하로 들어가고 그렇거든요. 수압이 많이 받는 저 밭쪽은 플레이트 그것만 교체하면 되게끔 저희가 시설을 했습니다."

    이번엔 충남 금산군의 파크골프장.

    21억 원을 들여 공사하고 있었는데, 지난 큰비로 역시 모조리 잠겼습니다.

    두 하천이 만나는 상습 침수 구역이었지만 군청 측은 "넓은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골프장 이용자들이 스스로 복구해 추가 세금 투입은 없을 거"라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홍수 위험 등 안전 문제로 하천변에 시설을 지으려면 지방하천은 지자체에게, 국가하천은 환경 당국에게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국가하천인 한강과 낙동강 부지에 조성된 파크골프장 60%는 허가 없이 만들어지거나 확장된 곳이었습니다.

    논란 속에서도 파크골프장은 더 생겨날 예정입니다.

    서울시는 내후년까지 파크골프장 77곳을 더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놨고, 구청장들은 쉽게 허가를 내달라는 요청을 환경부에 전달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김현지입니다.

    영상취재: 한재훈 / 영상편집: 임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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