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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자 가족도 아프다‥20%는 자살까지 생각

정신질환자 가족도 아프다‥20%는 자살까지 생각
입력 2024-08-25 20:16 | 수정 2024-08-25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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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가족 중에 돌봐야 하는 환자가, 더욱이 정신질환자인 경우 가족들이 겪어야 하는 고통은 겪어보지 않으면 짐작조차 쉽지 않을 텐데요.

    정부가 처음으로 환자 가족들을 상대로 실태조사를 했는데 5명 중 1명은 자살까지 생각했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공윤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의과대를 졸업한 김영희 씨는 의사가 되는 걸 일찌감치 포기했습니다.

    고등학교 때 조현병 증세를 보이기 시작한 2살 터울의 친형을 30년 넘게 혼자 돌봐야 하는 처지이기 때문입니다.

    [김영희/정신질환자 가족]
    "24시간 대기입니다. 저는 이제 눈 뜨면 케어 시작, 눈 감으면 케어 끝입니다. 소위 말하는 회사원이라든가 어디에 매여 있는 자영업자를 하기에는 상당히 좀 힘들죠."

    환각이나 피해 망상 같은 형의 병세가 심해질 때면 영희 씨의 일상은 공포가 됩니다.

    [김영희/정신질환자 가족]
    "코미디 프로그램이어서 웃긴 장면이 나와서 웃었습니다. 갑자기 방에서 뛰쳐나와서 왜 내 욕을 하느냐 하면서 이제 폭력성을 보이는 경우가 있었고요."

    정부가 처음으로 실태 조사를 해봤더니, 가족들의 남모르는 고통은 상상을 뛰어넘었습니다.

    '돌봄 대상인 환자에게 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가족이 57.5%에 달했습니다.

    3명 중 거의 2명 꼴로 '환자를 돌보는 부담이 크다'고 했고, 우울증 같은 정실 질환에 걸린 비율도 전체의 38%나 됐습니다.

    일반 성인 남성의 우울증 유병률의 9배가 넘습니다.

    심지어 가족 5명중 1명은 최근 1년 새 자살까지 생각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현행법은 정신질환자에 대한 보호 의무를 가족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생활 형편이 어려워도 환자의 치료와 입원, 사후 관리까지 모든 책임을 떠맡고 있는 겁니다.

    환자가 반사회적 범죄 등으로 물의를 빚으면 배상 책임은 물론, "뭐 했냐"는 비난까지 감수해야 합니다.

    [백종우/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MBC재난자문위원)]
    "우리는 가족 책임인데 대부분의 서구의 국가들은 비자의(강제) 입원 결정을 법원이 직접 하거나 독립된 기관을 설치해서 결정하게 하면서 가족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고요."

    정신질환자들의 우발적 강력 사건 같은 사회적 위기를 관리하는 차원에서라도, 환자 관리에 국가가 개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공윤선입니다.

    영상취재: 남현택 / 영상편집: 유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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