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만성 두드러기로 치료를 받던 30대 남성이 담당 의사의 권유로 신약 임상 시험에 참여한 지 두 달 만에 급성 백혈병에 걸려 숨졌습니다.
유족들은 신약 시험이 발병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담당 의사와 제약사 측은 아무 관련 없다는 입장인데요.
제보는 MBC, 류현준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2021년 당시 39살이던 지성수 씨는 한 제약회사의 신약 임상 시험에 참여했습니다.
지 씨는 만성 두드러기 증상으로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치료 중이었는데, 담당 의사가 직접 임상 시험 참여를 권유했습니다.
[지성수/임상시험 참여자 (지난 2023년)]
"임상시험을 하면 무료다. 약이 업그레이드 된 거기 때문에 문제 되지는 않을 거다. 그래서 하라고 교수는 추천을 해주더라고요."
지 씨가 서명한 임상시험동의서입니다.
만성 두드러기 환자에게 한 제약회사가 개발중인 약품을 투여해 증상이 개선되는지 알아보는 시험으로, 전 세계에서 270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적혀 있습니다.
신약 투약은 지난 2021년 10월부터 2주 간격으로 이뤄졌는데, 3차 투약을 진행한지 9일 뒤, 병원에 오라는 연락이 왔습니다.
혈액 검사에서 적혈구가 손상되는 '용혈 현상'이 나타났다는 겁니다.
추가 검사 결과, 지 씨의 백혈구 수치는 4만 6천 마이크로리터로 정상 수준의 4배가 넘었습니다.
지 씨는 급성 백혈병을 진단받았고, 2년 동안 투병하다 지난해 12월 숨졌습니다.
[고 지성수 씨 조카]
"너무나 건장했고 건강했고 성실히 살아가던 청년이었어요."
유족들은 임상 시험으로 급성 백혈병 발병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임상시험 불과 사흘 전에 한 건강검진에서도 지 씨는 백혈구 수치에 전혀 이상이 없었습니다.
[고 지성수 씨 조카]
"임상약을 맞고 염색체 변형 때문에 일어난 일이지 않을까? 저희 집안 내력에서는 아무리 봐도 백혈병 환자가 없어요."
지 씨의 백혈병 발생 후 적은 대학병원 내부 보고서에도 "시간적 선후관계에 미루어 보아 관련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관련성이 의심된다'고 나와있습니다.
이 신약은 발암 위험성 검사는 없었고, 부작용으로 알레르기 반응은 고지됐지만, 백혈병 위험에 대한 설명은 없없습니다.
[박호균/의사 출신 변호사]
"발암성 시험도 하지 않고 일단은 출시를 한 상품인데, 정작 이제 백혈병 발생했다는 이런 환자가 나오니까 그것을 증명해 보라는 거예요. 본인들은 시험을 안 해놓고…"
하지만 담당 의사는 임상시험 절차를 준수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제약회사도 신약과 급성 백혈병간과는 관련이 없고, 오히려 만성 두드러기 환자가 암이 걸릴 위험이 높다는 연구가 있다며, 보상은 불가능하고 알려왔습니다.
해당 약품은 다른 질병 치료용으로는 이미 식약처 허가를 받았습니다.
유족들은 담당 의사와 제약 회사를 상대로 2년 째 손해배상 소송을 벌이고 있습니다.
MBC뉴스 류현준입니다.
영상취재: 손지윤, 임지환 / 영상편집: 최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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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류현준
[제보는 MBC] 의사 권유로 신약 임상시험했다가‥"접종 세 번 뒤 급성 백혈병 발병 사망"
[제보는 MBC] 의사 권유로 신약 임상시험했다가‥"접종 세 번 뒤 급성 백혈병 발병 사망"
입력
2024-09-02 20:32
|
수정 2024-09-03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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