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에 나선 직장 상사를 살해한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피해자가 사는 아파트를 찾아가 기다렸다가, 흉기를 휘두른 건데요.
경찰은 가해자가 직접 만든 흉기를 챙기는 등 미리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천홍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정장을 입은 남성이 아파트 안으로 들어갑니다.
손에는 기다란 대나무와 가방이 들려있습니다.
옷을 갈아입은 남성은 승강기를 타고 올라가 위층에서 내린 뒤, 출근하려던 50대 남성을 습격했습니다.
[아파트 주민 (음성변조)]
"처음에 동물소리인 줄 알았는데, 사람이 비명 지르는 소리, 그런 소리가 엄청 크게 한 4~5번 정도…"
오늘 오전 7시반쯤 광주 서구의 한 아파트에서 50대 남성 변 모 씨가 직장 부하인 50대 남성에게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자신의 집앞에서 흉기에 찔린 피해자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습니다.
가해자는 범행 직후 자신의 차를 타고 도주했지만 3시간 반 만에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사건 현장 인근에선 대나무와 흉기가 따로 발견됐는데, 경찰 조사 결과 가해자는 대나무에 흉기를 이어붙여 직접 만든 도구를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범행을 저지르기 1시간 30분 전에 이곳에 도착한 가해 남성은 피해 남성이 나올 때까지 안에서 기다렸습니다.
가해자는 경찰 진술에서 "업무상 불만이 있어 범행을 저질렀다"며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같은 직장을 다니는 상사와 부하로, 나이가 비슷해 친구처럼 지내다 업무상 의견 차이로 오해가 생기면서 갈등이 생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광주 서부경찰서 관계자 (음성변조)]
"일하면서 서로 간에 트러블이 좀 있었어요. 조그마한 것 갖고도 서운하고 조그마한 것 갖고도 많이 틀어지고 그러잖아요, 친한 사이일수록…"
경찰은 가해자가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했을 가능성을 놓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또한 가해자에 대해 살인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입니다.
MBC뉴스 천홍희입니다.
영상취재: 임원후 (광주)
<알려드립니다>
사건이 발생한 9일 취재·보도 당시 경찰 관계자는 "직장 부하가 상사를 살해한 것"이라는 초기 조사 결과를 알려왔습니다. 하지만 사건 발생 이튿날인 10일, 추가 조사 결과 "직장 상사가 부하를 살해한 것"이라고 알려와 이를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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