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한가위 연휴가 찾아왔지만 올여름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대전 정뱅이마을 주민들은 마냥 웃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직 피해 복구가 되지 않아 언제쯤 일상을 회복할 수 있을지 막막하기만 한데요.
윤소영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올여름, 밤새 쏟아진 폭우에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겼던 정뱅이 마을.
두 달이 지났지만 마을 입구엔 복구 작업을 하며 나온 쓰레기가 거의 사람 키높이까지 쌓여있습니다.
집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마당은 집에 들이지 못한 가구들로 발 디딜 틈이 없고, 명절에 올 자녀와 손주를 위해 벽에 나무를 대는 등 하루 10시간씩 고치고 쓸고 닦았지만 하룻밤 묵어갈 방 한 칸 내주기 어렵습니다.
[송민용/수해 주민]
"손주들도 좀 커서 말도 잘하고 재롱도 많이 피우고 그러는데. 그걸 이제 잠깐 동안 본다는 게… 좀 길게 하루 이틀 보고 싶은데…"
성한 벽이 없을 정도로 구멍이 난 또다른 집.
아무리 불을 때도 집이 마르지 않아 장판과 도배는 엄두도 내지 못했습니다.
창고를 개조해 급한 대로 몸 눕힐 곳을 마련했지만, 자녀들이 오면 차례는 못 지내고 간단한 성묘만 할 계획입니다.
[박숙자/수해 주민]
"(집을) 지을 수는 없고 우선 당장 고쳐야 내가 들어가지. 부엌은 못 하지. 어떻게 저걸 다 할 도리가 없어. 고칠 도리가."
주민들의 생계 수단이었던 비닐하우스도 폭우에 주저앉아 지금은 잡초만 무성합니다.
올 추석엔 자녀들 양손 가득 바리바리 싸주는 일도 어렵습니다.
당초 오이를 재배했던 농가입니다. 지붕 철근이 무너져 앞으로 나아갈 수조차 없습니다.
올여름 수해를 입은 이 마을에서 절반에 달하는 가구는, 한가위를 맞기보다 언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윤소영입니다.
영상취재: 여상훈 /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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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윤소영
수해 이재민들의 막막한 한가위‥"손주 묵을 방이라도 있으면"
수해 이재민들의 막막한 한가위‥"손주 묵을 방이라도 있으면"
입력
2024-09-15 20:07
|
수정 2024-09-15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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