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기후변화는 1년 내내 얼어있는 만년설을 녹이고 있습니다.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가 녹아내리면서 각종 자연재해도 잦아지고 있는데요.
MBC 기후환경팀은 국제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과 네팔 현지를 방문해, 기후변화의 실제 현장과 갈수록 심각해지는 산사태, 홍수 피해를 취재했습니다.
김현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네팔 카트만두에서 서북쪽으로 600km 떨어진 카날리주.
마을로 향하는 비포장도로엔 산에서 굴러 떨어진 돌들이 나뒹굽니다.
집채만 한 바위가 도로까지 쓸려 내려왔고, 그 옆을 차가 아슬아슬하게 빗겨갑니다.
이 길 마저도 곧 막히고 맙니다.
[운전기사 - 주민]
"<산사태 났어요?> 여기에 났고 저 멀리 또 났어요. 차 타고 못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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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부터 시작된 우기는 9월 중순엔 끝나갈 때이지만 여전히 비가 퍼붓습니다.
강한 비가 내리기 시작한 지 30분밖에 되지 않았는데요.
벌써 이렇게 폭포처럼 흙탕물이 내려오고 있습니다.
열악한 환경의 고산지대 마을들엔 산사태 피해가 반복됩니다.
14살 소녀 수자타도 이번 우기 친구집에 놀러갔다가 집이 무너졌다고 합니다.
[수자타 아디카리/14세]
"학교 끝내고 친구 집에 있는데 사고가 났어요. 비가 오면 비와 산사태가 두려워요. 안전할 수 있을지 걱정돼요."
수자타가 다니는 학교도 지난 6월 세찬 비바람에 지붕이 날아갔습니다.
새로 학교를 지었지만 그 부지도 산사태로 자꾸 깎여나갑니다.
[빔 바하두르/학교운영위원장]
"(학교에 오려면) 아이들이 먼 곳에서부터 강을 건너와야 합니다. 산사태와 홍수 때문에 학교에 오는 것이 힘듭니다."
갈수록 강도를 더해가는 이 고산지대의 우기는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마저 위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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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날리주행 항공기 창 너머 펼쳐진 히말라야 산맥.
히말라야 산을 보면 온통 흰 눈으로 덮여있을 거라고 기대를 했는데요.
지금 보시면 군데군데 까만 바위들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만년설이 녹아 내린 겁니다.
히말라야의 기후변화 속도는 전 세계 평균보다 3배 빠릅니다.
기온이 상승하면서 눈은 덜 내리고 비는 더 많이 내리고 있습니다.
매해 여름 에베레스트산에서 눈, 비를 측정했더니 2020년엔 전체 강수량의 40%만 비였지만 작년엔 75%가 눈이 아닌 비로 내렸습니다.
0도 등온선, 즉 비가 눈으로 바뀌는 지점을 연결한 선이 점점 산 위쪽으로 올라가고 있는 겁니다.
히말라야 빙하마저 녹으면서 빙하호수도 30년 새 50%나 증가했습니다.
눈 녹은 물이 넘치기도 해 하류지역엔 홍수가 발생하고 비까지 퍼붓는 우기엔 피해가 더 광범위해집니다.
제가 있는 곳은 히말라야에서 시작해 서쪽으로 길게 흐르는 베리강입니다.
히말라야의 눈이 녹아 강을 따라 흘러가는데요.
원래는 푸른색이라는데 우기에는 토사가 같이 떠내려오면서 이렇게 흙탕물로 변했습니다.
[툴라람 카트리/현지 주민]
"홍수가 와서 마을 전체가 휩쓸렸어요."
지구온난화가 지금처럼 진행된다면 2100년에는 히말라야 빙하의 80%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옵니다.
MBC뉴스 김현지입니다.
영상취재·편집 : 이종혁, 최대환 / 취재협조 : 세이브더칠드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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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현지
[아시아임팩트] 녹아내리는 히말라야‥기후변화 3배 속도에 산사태·홍수 피해 눈덩이
[아시아임팩트] 녹아내리는 히말라야‥기후변화 3배 속도에 산사태·홍수 피해 눈덩이
입력
2024-09-23 20:37
|
수정 2024-10-1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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