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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실탄사격장에 날리는 납가루‥직원 26%는 이미 '납 중독'

[단독] 실탄사격장에 날리는 납가루‥직원 26%는 이미 '납 중독'
입력 2024-10-01 20:24 | 수정 2024-10-01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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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실제 총으로 사격을 해 볼 수 있는 실내 실탄 사격장 여러 곳에서, 공기 중 납 농도가 기준치를 넘어섰다는 검출 결과가 나왔습니다.

    실내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상태는 심각해, 4명 중 1명 이상이 이미 납중독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상빈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 1월, 서울의 한 실탄사격장 직원이 갑자기 심한 복통을 호소하며 응급실을 찾았습니다.

    검사 결과, 혈액 중 납 농도가 기준치의 두 배 가까이 검출됐습니다.

    근무하던 사격장의 공기 중 납 농도는 정상치의 28배에 달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고용노동부가 긴급 실태조사에 나섰습니다.

    지난 5월까지 넉 달 동안 전국 22곳의 실내사격장을 조사했더니 절반 이상에서 공기 중 납 농도가 기준치를 훌쩍 넘었습니다.

    실내 시설만 갖춘 사격장 열 곳은 모두 기준치를 넘겨 납이 검출됐습니다.

    안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건강은 심각했습니다.

    조사 대상 직원 87명 중 23명, 4분의 1 이상은 이미 납에 중독되어 있었습니다.

    [김현주/이대목동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납에 급성으로 고농도로 노출되면 복통이나 뇌병증, 발작이 생길 수 있고 만성적인 노출인 경우에는 암이나 콩팥 질환, 생식 독성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사격장에서 사용되는 9mm 탄환입니다.

    발사되면 실탄의 양쪽 끝, 탄두와 뇌관 부분에서 납 분진이 발생합니다.

    실내사격장은 유탄사고를 막기 위해 창문을 설치하지 않도록 되어 있지만, 관리규정에 환기 장치는 없었습니다.

    내부 공기를 효율적으로 빼내는 시설이 없다 보니, 직원들이 납 분진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던 겁니다.

    [실내 실탄사격장 관계자]
    "이거는 눈에 보이지 않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더 어렵죠. 미리 알았었으면 이런 사고가 없었을 것 같고‥."

    고용노동부는 중독 판정을 받은 직원들을 지속적으로 추적 관찰하는 한편, 사격장 환기시설 규정을 보완할 계획입니다.

    [강득구 의원/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환기시설 설치를 의무화해야 된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사격장의 납 농도에 대한 부분들을 측정할 수 있도록‥."

    노동부가 환기장치를 개선하라고 요구한 15개 사격장 업체 가운데, 5곳은 아직까지 공사를 마무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MBC뉴스 정상빈입니다.

    영상취재 : 조은수 / 영상편집 : 박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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