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이른바 '민원 사주' 의혹을 받는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재임 기간이 1년을 넘었지만 직원들과 접촉을 꺼린다고 합니다.
하지만 유독 어느 간부급 직원과는 꾸준히 만나며 현안을 논의했다는데요.
이유가 뭘까요.
이용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사무처 직원들은 올해 아무도 승진을 하지 못했습니다.
2008년 설립 이후 해마다 한두 차례씩 단행됐던 '승급 인사' 소식이 없는 겁니다.
재임 1년이 넘었는데도 류희림 위원장은 전임자들과 달리 부서별 상견례를 겸한 식사도 거의 하지 않는 등 직원들과 냉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김준희/전국언론노조 방심위지부장]
"(류희림 위원장이) 밥은커녕 직원들 마주치는 게 두려워서 그런지 요즘도 화물 엘리베이터로 이동을 하고요. 직원들이 본인을 위원장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라고 여기고 보복하기 위해서 (승급) 인사를 그렇게 안 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반면 류 위원장이 비교적 자주 만나는 간부 직원이 있습니다.
MBC가 확보한 류 위원장의 업무추진비 내역서.
지난해 9월 중순 류 위원장의 점심식사 9번 중 박종현 현 방심위 감사실장이 4번 참석한 걸로 돼 있습니다.
당시 그는 사무총장 직무대행 신분이었습니다.
류 위원장의 가족·지인들이 비판 언론을 겨냥한 민원을 집중적으로 내던 시점입니다.
'민원 사주' 의혹 취재가 시작되자 문제의 민원인들 다수가 방심위에 항의했던 지난해 12월 21일에 이어, 보도 직후 류 위원장이 "민원인 개인 정보 유출은 중대 범죄"라며 '특별 감사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한 닷새 뒤에도, 류 위원장은 박 실장과 점심을 함께 했습니다.
사용 목적엔 모두 '위원회 주요 현안 논의'라고 적었습니다.
지난해 9월부터 11개월간 박 실장과 류 위원장의 오찬 회동은 기록된 것만 19차례.
국민권익위가 방심위로 돌려보낸 류 위원장의 '민원 사주' 의혹 조사도 박 실장의 손에 맡겨져 있습니다.
[황정아/더불어민주당 의원]
"감사실장을 꾸준히, 철저하게 관리해온 류희림 씨의 용병술에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위원장과 감사실장이 사실상 한몸이다 보니, 현재 진행 중인 류희림 씨의 이해충돌 혐의 조사에서도 공정한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민원 사주' 의혹과 관련해 지위를 이용한 방심위 업무방해 혐의로 류 위원장을 오늘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MBC뉴스 이용주입니다.
영상취재: 위동원 / 영상편집: 조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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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이용주
'민원 사주' 의혹 고비마다 감사실장과 오찬‥"류희림의 놀라운 용병술"
'민원 사주' 의혹 고비마다 감사실장과 오찬‥"류희림의 놀라운 용병술"
입력
2024-10-02 20:25
|
수정 2024-10-02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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