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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이 부른 독서 열풍, 반짝 아니라 지속가능하려면?

한강이 부른 독서 열풍, 반짝 아니라 지속가능하려면?
입력 2024-10-14 19:59 | 수정 2024-10-14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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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 이후 주요 서점에선 한강 작가의 책이 82만 부 넘게 팔렸고, 인쇄소들은 밤샘 작업에까지 나섰습니다.

    신드롬이라 할 만한데요.

    정작 출판계에선 '반짝 열풍에 그치면 안 된다'며 마냥 들뜨기를 경계하는 모습입니다.

    왜 그런지, 임소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인쇄기가 흰 종이 위에 표지를 새겨넣습니다.

    벌써 나흘째, 24시간 인쇄기를 가동 중입니다.

    [김청호/인쇄업체 이사]
    "5배 6배로 늘어난 상태입니다. 밤새워 가동을 해서…"

    밀려드는 주문에 <소년이 온다>와 <채식주의자>는 30만 부씩 중쇄에 들어갔습니다.

    품귀현상에 수십만 원짜리 중고서적이 등장했고, 해적판까지 유통되고 있습니다.

    노벨상이 불러온 '한강 신드롬', 독서 열풍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요.

    [표정훈/출판평론가]
    "'한번 읽어볼까' '한강만큼 좋은 작가들도 있을 거 아니야' 막 이렇게 찾는 계기가…"

    [백원근/책과사회연구소 대표]
    "확산 효과가 굉장히 클 거라고 생각이 되고요."

    하지만 예상외의, 회의적인 반응도 나옵니다.

    [표정훈/출판평론가]
    "이 열기가 그대로 가지는 않겠죠."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독서율은 43%, 종이책이든 오디오북이든 책을 읽은 사람이 10명 중 4명뿐이라는 겁니다.

    [백원근/책과사회연구소 대표]
    "삶이 팍팍하고 책이 눈에 안 들어오는 그런 사회에 살고 있어요. 책은 또 너무 많거든요. 무슨 책을 읽을지 몰라요."

    이런 독자들에게 대형서점이 눈길주기 힘든 책들을 안내해주는 곳이 독립서점입니다.

    [손선일/독립서점 <이후북스> 공동대표]
    "일일이 하나하나 다 골라서 판매하고 있어요. 뭔가 한 줄이라도 읽어서 그 사람 삶이 바뀌면 책의 힘이기도 하지 않을까…"

    한강 작가 역시 적자를 감당하면서도 6년째 작은 책방을 운영 중입니다.

    문제는 경기가 침체되고 정부 지원이 줄면서 이런 서점들이 갈수록 힘들어진다는 겁니다.

    [손선일/독립서점 <이후북스> 공동대표]
    "최근 한 2년 사이에 진짜 힘든 것 같아요. 대출을 진짜 많이 받았어요."

    올해 삭감된 출판 관련 예산은 45억 원.

    작은 서점들을 고사시킬 수 있는, 도서정가제 폐지 움직임마저 일고 있습니다.

    노벨문학상을 품은 한국, 좋은 글이 많이 읽히는 문화를 정착시키려면 체계적인 지원은 물론 독자들의 관심도 꾸준히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MBC뉴스 임소정입니다.

    영상취재: 독고명, 이준하 / 영상편집: 송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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