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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니] 한강 작가 소설이 역사 왜곡?

[알고보니] 한강 작가 소설이 역사 왜곡?
입력 2024-10-14 20:02 | 수정 2024-10-14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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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한강 작가에게 노벨문학상을 수여한 스웨덴 한림원은 한 작가의 작품에 대해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섰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말 사이 일부 보수층에서 한 작가의 소설이 "역사를 왜곡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됐는데요.

    맞는 얘기인지, 팩트체크 <알고보니>에서 확인해 봤습니다.

    ◀ 리포트 ▶

    노벨문학상 발표 이후 한 국내 작가는 SNS에 한강 소설이 "죄다 역사 왜곡"이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소년이 온다>는 "중학생 소년과 광주 시민을 우리나라 군대가 잔혹하게 학살했다는 이야기"라서, 또 제주 4.3을 소재로 한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4.3 사건이 순수한 시민을 우리나라 경찰이 학살했다는 썰을 풀어낸 것"이어서 문제라고 했습니다.

    이후 보수 일각에서 이 같은 주장을 퍼뜨리면서 '논란'으로 기사화됐습니다.

    ◀ 기자 ▶

    5.18 관련 내용부터 확인해 보겠습니다.

    <소년이 온다>의 주인공, 중학생 동호는 당시 계엄군 총탄에 맞아 숨진 광주상고 1학년 문재학 열사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요.

    광주교육청 자료를 보면, 5.18 당시 총에 맞거나 구타를 당해 숨진 청소년 희생자는 16개 학교, 18명이나 됩니다.

    초등학생이 1명, 중학생 5명, 고등학생 12명으로 시위에 참여했거나 헌혈을 마치고 나오다가 계엄군에 희생됐습니다.

    중학생이 군인에게 학살됐다는 소설의 설정은 역사적 사실에 어긋나지 않는 겁니다.

    ◀ 리포트 ▶

    [임선희/광주광역시교육청 세계민주시민교육과 장학관]
    "학적 현황을 확인하고 5.18단체와 5.18기념재단, 또 시청이 가지고 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18명의 학생들을 저희들이 파악하게 되었습니다."

    제주 4.3 역시 역사적 평가가 끝났습니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확정한 4.3 희생자는 1만 4천여 명.

    이 가운데, 군인과 경찰 토벌대에게 희생당한 경우가 84.3%였고, 무장대로 인한 피해는 12.3%였습니다.

    특히, 10살 이하 어린이와 61세 이상 노인이 전체 희생자의 11.7%를 차지했고 여성도 21.1%나 됐습니다.

    당시 순수한 시민이 경찰에 희생당했다는 한강 작가 소설의 배경은 역사적 사실에 부합하는 겁니다.

    정부도 이를 국가폭력에 의한 사건으로 규정하고,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사과까지 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2003년 10월)]
    "대통령으로서 과거 국가권력의 잘못에 대해 유족과 제주도민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따라서, 이렇게 역사적 평가가 끝난 5.18과 4.3을 거론하며, 한강 작가의 소설이 역사를 왜곡했다고 주장하는 것이야말로 명백한 왜곡이자 가짜뉴스입니다.

    알고보니 이준범입니다.

    영상취재 : 이관호 / 영상편집 : 허유빈 /자료조사 : 장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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