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북한이 오늘 남북을 잇는 통로인 경의선과 동해선의 북측 구간 일부를 폭파했습니다.
지난주 남북 육로를 완전히 끊고 요새화하겠다고 선언했던 북한이 이를 실행에 옮긴 건데요.
20여 년을 이어온 화해 협력의 상징이 사라지게 됐습니다.
양소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오늘 오전 11시 59분, 경의선 남북 연결도로 군사분계선 이북 구간.
검은 천을 이어 붙인 가림막 뒤로 불꽃이 번쩍하더니 흙먼지와 연기가 치솟습니다.
곧이어 낮 12시 1분, 동해선 북측 구간에서도 흙먼지와 검은 연기가 하늘을 뒤덮었습니다.
해당 구간을 비추는 카메라에는 흔들림이 감지됐습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남북 연결도로를 차단하기 위해 경의선과 동해선 이북 일부 구간을 폭파했다고 밝혔습니다.
군사분계선에서 약 10미터 떨어진 지점부터 수십 미터 길이가 폭파됐다고 합참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지난 9일, 남북 육로 완전 단절과 요새화를 선언한 북한이 일주일도 안 돼 실행에 옮긴 겁니다.
북한의 남북 육로 단절 작업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조금씩 이뤄졌습니다.
지난해 11월과 12월 잇따라 경의선과 동해선 도로 주변에 지뢰를 파묻더니, 지난 3월에는 동해선 도로 울타리를, 4월에는 경의선 도로 가로등을 철거했습니다.
두 달 전에는 경의선 열차 보관소도 없앴습니다.
우리 정부는 명백한 남북합의 위반으로 대북전단을 이유로 남북공동사무소를 폭파시켰던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구병삼/통일부 대변인]
"북한의 경의선·동해선 북측 구간 남북 연결도로 폭파는 남북합의의 명백한 위반이며 매우 비정상적 조치로서 우리 정부는 이를 강력히 규탄합니다."
경의선, 동해선 연결은 2000년 첫 남북정상회담 산물로, 이후 우리 정부 지원으로 경의선은 문산에서 개성까지 27.3km, 동해선은 고성에서 금강산 온정리까지 25.5km 거리가 이어졌습니다.
2007년에는 문산에서 개성까지 주 1차례 화물열차가 다니기도 했습니다.
20여 년 동안 이어져 온 남북 화해 협력의 이정표가 사라진 건데, 지난해 말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북한이 관계 단절 의지를 명확히 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홍 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우리 정부의 태도에 대해서 강한 불만과 분노를 갖고 하나의 상징적 퍼포먼스로 한 것이 아닌가."
폭발 이후 우리 군은 경고 방송을 한 뒤 군사분계선 이남 지역에 기관총과 유탄발사기로 대응 사격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우리 군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폭파 잔해물 상당량이 남측으로 떨어져 위협적이었던 것을 고려한 자위권 차원이었다고 군은 설명했습니다.
MBC뉴스 양소연입니다.
영상취재 : 송록필 / 영상편집 : 김창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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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양소연
20년 화해·협력 상징 '경의선·동해선' 폭파‥우리 군은 대응사격
20년 화해·협력 상징 '경의선·동해선' 폭파‥우리 군은 대응사격
입력
2024-10-15 20:05
|
수정 2024-10-15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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