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지난해 폐업을 한 자영업자는 약 백만 명,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자영업자들이 받는 '노란우산 폐업공제금'도 올해에만 지난달까지 1조 원 넘게 지급이 됐는데요.
역시 역대 최대치입니다.
이렇게 많은 폐업 자영업자들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박소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의 한 강의실, 20대부터 60대까지 수강생들의 연령대가 다양합니다.
강의 주제는 이력서 쓰는 법.
"이력서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보는 항목. 경력. 예 그렇죠."
수강생들은 폐업한 자영업자들입니다.
자영업만 줄곧 해와서 이력서나 자기소개서 쓰는 것부터 어색합니다.
[박주헌/카페 폐업 (43세)]
"입사를 하려면 또 면접을 보고 막 해야 되잖아요. 그거에 대한 좀 두려움이 있어요."
그래도 폐업을 결심한 건 '손님 없는 고통'을 견딜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박주헌/카페 폐업 (43세)]
"손님이 안 오잖아요? 진짜 그 시간이 너무 괴로웠어요. 노는 것도 아니고 쉬는 것도 아니고, 일하는 것도 아니고‥"
문제는 폐업 직후 생계입니다.
[김상철/인테리어업 폐업 (65세)]
"좀 암담했죠. 은퇴할 나이도 됐지만 경제적으로 어떤 영위를 해야 될 거 아니에요."
이렇게 폐업하는 자영업자들은 '노란우산' 공제에 가입해 일종의 퇴직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MBC 취재 결과 올 들어 지난달까지 지급된 폐업 공제금이 1조 945억 원에 달해, 이미 1조를 넘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1천억 원 넘게 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그만큼 문 닫은 자영업자들이 많았다는 겁니다.
그럼에도 폐업한 60대 이상 자영업자의 절반 이상은 가진 돈을 소진하거나, 가족, 친인척의 도움을 받아 생활합니다.
[오 모 씨/인터넷 쇼핑몰 폐업 (50세)]
"어떻게 생활해야 되지라는 것부터가‥더 이상 대출받을 수도 없는 상황이고 마이너스 통장으로 생활하고 있는 상황인 거죠."
이들이 다시 구직에 성공할 때까지 최소한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우석진/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폐업하고 구직활동할 때 생활비라도 일부 쓸 수 있게 그렇게 만들어주는 것도 필요한 정책이라고 봅니다."
지난해 소상공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재창업과 취업 등 폐업자들이 재기에 성공한 비율은 절반에 그쳤습니다.
MBC뉴스 박소희입니다.
영상취재 : 강종수 / 영상편집 : 이유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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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박소희
'폐업 퇴직금' 1조 원 넘었다‥"가족에 손 벌리고, 마이너스 통장까지"
'폐업 퇴직금' 1조 원 넘었다‥"가족에 손 벌리고, 마이너스 통장까지"
입력
2024-10-23 20:15
|
수정 2024-10-23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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