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2년 전 오늘 친구들과, 또 연인끼리 이태원을 찾았다가 함께 참변을 당한 이들도 있었죠.
20대 대학생 조예진, 추인영, 강가희 씨도 그랬습니다.
졸지에 딸을 잃은 어머니들은 서로를 보듬고 의지하며 지난 2년을 견뎌왔습니다.
이해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2022년 1월 1일 생전 영상]
"5, 4, 3, 2, 1. 해피뉴이어! 우리 솔직히 작년에 액땜 너무 많이 해서 올해 행복할 수밖에 없어!"
조예진, 추인영, 강가희.
대학 동아리에서 만난 세 사람은 주변에서 '조·추·강'으로 불릴 정도로 알아주는 삼총사였습니다.
여리고 섬세한 성격의 외동딸 예진 씨와 막내지만 어른스러웠던 인영 씨, 활달한 성격 덕에 친구가 많았던 가희 씨는 하고 싶은 일도, 되고 싶은 것도 많았던 평범한 20대 청년들이었습니다.
[황명자/고 추인영 씨 어머니]
"워낙 친하다 보니까 세 명이 이제 방을 합친 거예요. 1년 동안 살아보기도 하고 그러면서 3명이서 여행도 많이 다니고…"
삼총사는 2년 전 오늘 이태원을 찾았습니다.
참사 직전 해에도 다녀왔었기에 엄마들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고 조예진 씨 생전 마지막 통화]
"(엄마가 톡을 했는데 답이 없어서 걱정돼서 했잖아!) 나 몰라, 나 휴대폰 안 보고 있었어. (그랬어? 재밌었어?) 아니 아직 우리 안 놀았어. 이제 준비 중이야, 이제 놀라고. (알았어.)"
이 통화가 마지막일 줄은 아무도 몰랐습니다.
세 사람은 그날 이태원에서 목숨을 잃었고, 잘 놀다 오라고 보내준 용돈을 예진 씨는 쓰지 못했습니다.
[박지연/고 조예진 씨 어머니]
"아이가 용돈을 안 써서 그게 15일인가 하여튼 지나면 제 통장으로 다시 들어오더라고요. 아이는 가고 제가 보낸 용돈만 돌아왔어요, 써보지. 그냥 갈 때 택시비라도 하지, 맛있는 거라도 더 먹지…"
생전 인영 씨가 준비했던 자격증 시험 합격 문자가 뒤늦게 온 걸 발견했을 때 엄마는 또 한 번 무너졌습니다.
[황명자/고 추인영 씨 어머니]
"(그 해) 1월 1일 카운트다운 하려고 케이크를 준비하고 소원을 빌고… 영상 마지막 부분 보면 우리는 앞으로 좋은 일만 있을 거야, 그러면서 했던 말이 제일 마음이 아파요."
그렇게 세상이 무너지는 고통과 슬픔 속에서 엄마들은 어느 날 서로를 떠올렸습니다.
[이숙자/고 강가희 씨 어머니]
"가희랑 같이 갔던 아이들이 그제서 떠오르는 거예요. 아이들 이름은 수도 없이 많이 들어봤는데, 만났었을 때 껴안고 울기만 했어요."
이후 세 엄마는 딸들이 그랬듯 가족 같은 사이가 되었습니다.
같이 집회에 나서고, 영정을 대신 들어주고, 아이들 생일이면 서로의 곁을 지켰습니다.
최근엔 작지만 벅찬 계획도 하나 세웠습니다.
생전 아이들이 남긴 영상 속 여행지에 함께 가보기로 한 겁니다.
[황명자/고 추인영 씨 어머니]
"'별이 돼서 아직도 3명이 같이 붙어 있겠구나' 그게 제일 위안이 돼요. 우리 세 명이 같이 있으니까… 그런 식으로 서로 위로해요."
MBC뉴스 이해선입니다.
영상취재: 이준하 / 영상편집: 조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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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이해선
2년 전 오늘 함께 떠난 '삼총사'‥"이젠 엄마들이 더 힘을 낼게"
2년 전 오늘 함께 떠난 '삼총사'‥"이젠 엄마들이 더 힘을 낼게"
입력
2024-10-29 20:10
|
수정 2024-10-29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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