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비트코인 채굴기 임대에 투자하라"며 피해자들을 속여 수십억 원을 뜯은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경찰관인 줄도 모르고 투자를 권유하는 전화를 걸었다가 덜미가 잡혔습니다.
조건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경찰이 문을 열자 책상이 빽빽하게 놓인 사무실이 보입니다.
[경찰]
"사기꾼 가담 안 되는 사람 손들어봐. 없죠. 사기 치는 거 다 맞죠. 현 시간부로 전부 다 긴급 체포합니다."
붙잡힌 사람은 모두 16명, '투자 사기 일당'입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약 7개월 동안 "비트코인 채굴기를 임대하면 높은 수익을 주겠다"며 투자를 권유했습니다.
의심을 피하려고 첫 두 달은 매일 투자금 1%를 수익금 명목으로 보내줬고, 가짜 명함과 계약서까지 내밀었습니다.
[피해자 (음성변조)]
"'채굴기 회사가 있는데, 미국에. 한국에 곧 들어올 건데 막 뭐 혜택을 주겠다.' 근데 그게 이미 미국에 상장이 돼 있는 회사였어요. 사칭을 한 거죠."
그러다 피해자가 고액을 보내면 잠적해버렸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피해자는 50명, 피해금액은 약 23억 원에 달합니다.
사무실을 세 번이나 옮겨다니며 추적을 피하던 일당의 덜미가 잡힌 건, 전화 한 통 때문이었습니다.
지난 4월 평소처럼 사기 전화를 걸었는데, 받은 사람이 경찰관이었던 겁니다.
[투자사기 조직원 (음성변조) - 경찰관]
"<저희가 자본력이 있고 그만큼 투자를 또 많이 받았어요.> 조금만 고민하고 내일이나 한번 다시 전화드릴게요. 저도 뭐 시간이 좀 필요하고. <꼭 많이 하시라는 게 아니라…> 이런 얘기를 하면 또 와이프 노발대발하니까. 다 아시면서 그래요."
[담당 수사관]
"사기라고 제가 직감을 해서 속은 것처럼, 계속 이제 투자를 할 것처럼 계속 통화를 하면서 단서들을 하나씩 확보…"
이후 경찰은 외국인 여권 사본으로 대포 유심 2천 개를 개통해 사기 일당에 넘긴 조직원 31명과 금융기관으로 속여 개인정보를 불법 수집한 뒤 건당 만 원에 판 콜센터 운영자 등 33명을 추가로 붙잡았습니다.
경찰은 전체 80명 중 13명은 구속 상태로, 나머지는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으며 공범이 더 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나갈 방침입니다.
MBC뉴스 조건희입니다.
영상취재: 강종수, 우성훈 / 영상편집: 김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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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조건희
"비트코인 채굴기 임대 투자하세요" 경찰관에 사기전화 걸었다가 덜미
"비트코인 채굴기 임대 투자하세요" 경찰관에 사기전화 걸었다가 덜미
입력
2024-11-06 20:28
|
수정 2024-11-06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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