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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언론 수사는 신속, 권력 수사는 눈치'‥우려가 현실로

'노조·언론 수사는 신속, 권력 수사는 눈치'‥우려가 현실로
입력 2024-11-11 20:13 | 수정 2024-11-11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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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임기 반환점을 돈 윤석열 정부는 이제 후반기를 맞았습니다.

    출범하자마자 '경찰 통제' 의혹이 불거졌던, 검사 출신 대통령의 정부는 지금 어떤 모습일까요.

    31년 만에 행정안전부 산하에 경찰국을 부활시켜서, 경찰이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을까 우려가 나왔었는데, 그 우려는 현실이 됐습니다.

    이재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2022년 5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차기 경찰청장 후보자들을 1대1로 만났습니다.

    전례 없던 일이었습니다.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 (2022년 6월)]
    "서류만 가지고서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직접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당장 대통령이 측근을 통해 '경찰을 통제하려 한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행안부 산하 경찰국 신설이 추진되면서 길들이기 의혹은 짙어졌습니다.

    경찰 내에서 집단 반발이 터져 나왔지만, 경찰국 설립은 끝내 관철됐습니다.

    그리고 경찰의 중립성이 흔들릴 거란 우려는 현실이 됐습니다.

    [백자/가수]
    "그 순간이 바로 윤석열의 탄핵이 필요한 거죠."

    대통령 풍자 노래를 부른 사람, 온라인에 대통령 발언을 짜깁기 해 영상을 올린 사람에 대한 조사는 신속했습니다.

    반면 김건희 여사에게 발부된 입법부의 동행명령장은 경찰의 벽에 가로막혔습니다.

    [장경태/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달)]
    "대한민국 국회에서 공무 집행을 하러 왔습니다. 이 문, 바리케이드를 열어주세요."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가족과 지인을 동원해 민원을 넣어 심의를 벌였다는 이른바 '민원 사주' 의혹 수사는 답보상태지만, 이를 세상에 알린 공익제보자 색출에는 속도를 냈습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범죄수사대 관계자 (지난 9월)]
    "<압수수색에서 어떤 자료 확보하셨는지.> 확인 못 해 드리겠죠?"

    특진을 내걸고 250일간 '건설현장 특별단속'을 벌여, 5천 명 가까운 건설 노동자도 송치했습니다.

    대통령이 건설노조를 조직폭력배에 빗대 비판한 직후였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2023년 2월)]
    "강성 기득권 노조가 금품 요구, 채용 강요, 공사 방해와 같은 불법 행위를 공공연하게 자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정부에 항의해 건설노동자 고 양회동 씨가 분신해 숨졌습니다.

    하지만 보수언론과 장관은 자살방조, 기획분신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원희룡/당시 국토교통부 장관 - 심상정/당시 정의당 국회의원 (2023년 6월)]
    "<지금도 양회동 씨의 죽음을 기획 분신이라고 생각합니까.> 고인에 대한 죽음에 대한 평가는 아니고요. 지금도 역시 석연치 않은 마음은 변함이 없습니다."

    결국 근거 없는 음모론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음모론을 편 언론과 장관, 그 재료가 된 영상 유출자에 대한 수사는 5백일 넘게 제자리입니다.

    [김선희/고 양회동 씨 아내 (지난 5월)]
    "하루빨리 수사해 주셔서 뭐라도 좀 알고 싶어요. 속 시원하게."

    전문가들은 정치권력에 기울어진 경찰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한상희/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행안부 장관으로 이어지는 정치 권력의 영향권 안에 들어가게 함으로써 경찰이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양홍석/변호사]
    "권력의 입맛에 맞는, 권력의 눈치를 보는 경찰력 행사를 하는 방향으로 자꾸 가는 거 아니냐...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경찰이 조금 더 노력해야 된다."

    이런 우려를, 경찰은 결과로 떨치겠다고 말합니다.

    [조지호/경찰청장 (지난달)]
    "수사는 결과로 증명하도록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지난주, 윤석열 정권 퇴진 집회에 바리케이드를 친 경찰은 참석자 11명을 체포하며 앞으로도 강경 대응을 천명했습니다.

    MBC뉴스 이재욱입니다.

    영상취재 : 위동원 / 영상편집 : 진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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