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필리핀 가사관리사에 이어 서울시가 이번에는 마을버스에 외국인 기사를 채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나섰습니다.
마을버스 기사 인력난이 심각해서인데요.
하지만 버스 기사들은 인력난의 근본 원인은 형편없는 처우 때문이라며, 손쉽게 외국인으로 메꾸겠다는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이지은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하루에도 여러 번, 버스가 지나다니기 힘든 좁은 길을 오갑니다.
주야 교대로 하루에 9시간 쉴 틈 없이 운전하지만, 기사가 부족해 휴가도 내기가 어렵습니다.
[한기성/마을버스 기사]
"식사를 할 시간조차도 없어요.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까 차 증차를 할 수가 없어요. 그만큼 일반 시민분들은 계속 기다리실 수밖에 없고."
마을버스 운전기사의 월평균 급여는 평균 316만원 정도로 서울 시내버스 기사 월급의 70% 수준입니다.
여기에 배달업 등으로 기사들이 빠져나가면서 고령화도 심해지고 있습니다.
[마을버스 업체 대표 (음성변조)]
"저희 현재 75세인 분이 두 분이 계시는데요. 사람이 없다 보니까 저희가 사정 사정해서' 1년만 더 해 주십시오.'"
현재 서울의 마을버스 기사는 2천9백여명으로 적정 인원 3천 5백여명보다 6백 명이 부족하다는 게 버스회사들의 주장입니다.
이를 메꾸기 위해 서울시가 내놓은 방안은 외국인 기사 채용이었습니다.
서울시는 국무조정실에, 제조업과 농업, 축산업 등에 대해 내주는 비전문취업 비자인 E-9 비자 발급대상에 운수업을 포함하고, 취업 활동 기간도 3년에서 5년으로 늘려달라고 공식 건의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 버스노조는 열악한 근무 환경과 급여 등 처우를 개선하는 게 먼저라며 외국인 채용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했습니다.
서울시가 국내 노동자 일자리를 보호할 생각을 하지 않는데다, 외국인 노동자는 열악한 환경에서 일해도 된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유재호/서울시버스노조 사무부처장]
"노동과 사람을 비용으로만 인식을 하고 그 가치를 존중해 주는 것은 전혀 없다는 거죠. 일반 버스에 준하는 처우를 인정해주고 그 노동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거를 고민해야 하는데‥"
외국인 운전기사와 승객간 의사소통이 어려워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서울시는 필리핀 가사 관리사와 마찬가지로 내년 안에 시범사업 형태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입니다.
MBC뉴스 이지은입니다.
영상취재: 우성훈 / 영상편집: 박정호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뉴스데스크
이지은
서울시, 필리핀 가사관리사 이어 마을버스에 '외국인 기사'‥"처우개선 먼저"
서울시, 필리핀 가사관리사 이어 마을버스에 '외국인 기사'‥"처우개선 먼저"
입력
2024-11-18 20:30
|
수정 2024-11-18 21:26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